화성시 첫 도시재생사업을 이끌었던 황계동이 ‘농촌체험휴양마을’로 눈부시게 변모하고 있어 화제다.
주지하다시피 황계동은 수원전투비행장 이전 문제로 논란이 지속되고 있는 공군 10전투비행장과 연접해 있는 곳이다. 군사시설이 있다보니 고도제한 등 지역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가 많았고, 국도 1호선과 연접해 개발에 유리한 입지임에도 불구하고 병점 등 인근 지역과 비교해도 낙후돼 있었다. 이러한 황계동이 새로운 도약을 시작하며 빛나기 시작한 것은 2018년 159-71번지 일원 10만 8000㎡이 화성시 최초의 도시재생지구로 지정되면서부터다. 특히 황계동 주민들은 도시재생사업을 일회성이 아닌 지속가능한 지역 발전을 위한 토대로 삼으며, 전국 최고 수준의 관광마을인 ‘정조마을’로 성장시킨다는 계획하에 차근차근 단계를 진행 중이다.
▲ 유지선 화성문화원 원장이 제례를 지내고있다 © 화성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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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계동이 정조대왕과 관련해 역사적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은 아버지인 사도세자의 묘소인 융릉을 참배하는 능행차 길에 머물면서 민정을 돌보며 휴식을 취했던 곳이기 때문이다. 정조대왕 승하때에는 국장 행렬이 지나가기도 했고, 순조 등 후대 왕들의 능행차 시에는 국가 제사가 진행되기도 했다.
휴양마을로 입지도 좋다. 마을로 들어가는 길목에는 황구지천이 흐르면서 방문자의 마음을 달래주며, 마을 내에는 황계공원도 조성돼 있다. 무엇보다 서울과 가까울뿐 아니라 1번 국도, 병점역 등 교통 접근성이 좋아 휴양마을로 적격이라는 평가다.
황계동은 우선 도시재생사업을 지역 발전의 모멘텀으로 삼았다. 4년간의 도시재생사업을 통해 마련된 도시재생어울림센터는 지역 거점이 됐고 ‘정조마을황계동마을관리사회적협동조합’을 설립해 지역 먹거리 구축에 나섰다. 황계동이 정조대왕 능행차의 핵심 지역이라는 특징을 살펴 경제적 먹거리는 물론 문화적, 사회적 먹거리까지 마련하며, 생산성을 갖춘 지속가능 발전을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
문문한 정조마을황계동마을관리사회적협동조합 대표는 “황계동 지역은 군부대로 인해 발전을 저해받았고, 공장과 혐오시설이 마구잡이로 들어오면서 죽은 지역이 되어가고 있었다”라면서 “도시재생사업을 바탕으로 이제는 마을의 지속가능한 먹거리를 만들면서 전국 최고의 관광마을로 재탄생시키기 위해 주민들이 함께 힘을 모으고 있다”라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농촌체험휴양마을 조성과 함께 곤충체험사업, 정조한우마을 조성 등을 통해 가보고 싶고 할 것이 많은 체험형 마을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정조대왕이라는 콘텐츠에 걸맞은 스토리텔링을 구성하고 다양한 부대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지역민이 함께하는 특산물 제조·판매, 숙박 서비스 제공 등이 대표적이다. 노후된 담장에는 벽화를 그려 아름답게 꾸몄으며, 마을 곳곳에 꽃을 심는 등 아름다운 경관 조성에도 앞장섰다. 마을 입구에 ‘정조마을황계동’ 이정표와 정조대왕 노래비가 마련된 황계공원 조성 등도 눈에 띈다. 올해는 마을 입구 쌈지공원과 수변공원 조성도 시작했고, 정조대왕이 사용했던 것으로 알려진 우물인 어정 복원사업도 진행 중이다. 대표적인 문화콘텐츠로는 정조대왕 성황대제를 들 수 있다. 2022년에 이어 지난해 10월 7~8일 열린 ‘2023 정조효문화제·정조대왕능행차’ 어가행렬과 18일 ‘정조대왕 성황대제’는 황계동의 역사성을 대내외에 공표하는 계기가 됐다. 이 같은 다양한 문화·사회적 콘텐츠를 이용해 화성시 동부권의 대표적인 문화예술 관광특구를 조성한다는 것이 황계동 주민들의 야심찬 계획이다. 그러나 주민들의 적극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어려움이 크다. 문화콘텐츠의 핵심이 될 (가칭)정조복지센터, 어울림센터(정조학당)는 부지 확보에 이어 설계 완료 후 사업이 늦춰지고 있다.
문문한 대표는 “황계동을 농촌체험휴양마을로 조성해 최고의 문화관광지역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그 어느 곳보다 크다”라면서 “지역민들의 계속되고 있는 노력에 더해 도로 등 인프라 구축과 문화산업 발전을 위한 지원 조례 등 화성시와 화성시의회 차원의 지원도 절실하다”라고 밝혔다.
오는 10월 19일 황계동에서는 ‘제6회 정조대왕 성황대제’가 열린다. 각박해져만 가는 현대에서 정조대왕의 ‘애민’ 정신은 다시 한번 주목받고 있다. 화성시의 낙후된 ‘황계동’이 아닌 정조대왕의 사상이 숨쉬는 최고 수준 문화 관광 ‘황계동’으로 거듭나고 있는 모습에 이목이 집중되는 이유다.
서민규 기자 news@ih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