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 1년, 기대에는 못 미친다.” 지난해 7월 21일 개원식을 갖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간 화성시연구원에 대한 일부의 평이다.
‘지방자치단체출연 연구원의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른 시정연구원 혹은 지방연구원은 기본적으로 인구 100만 이상의 대도시에만 설립할 수 있다. 특별시나 광역지자체가 아닌 인구 100만 대도시는 경기도 수원시, 용인시, 고양시와 경상남도 창원시 총 4개에 불과하다. 그러나 행정안전부는 인구 50만명 이상의 기초지자체 중 최초로 화성시 시정연구원 설립을 허가했다. 2023년 말 인구 100만명을 넘어서면서 2025년 1월이면 화성특례시가 출범되는 것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화성시가 이처럼 시정연구 출범에 앞장선 것은 특례시 진입과 함께 화성시만을 위한 ‘미래발전을 뒷받침하는 든든한 씽크탱크’가 필요하기 때문이었다. 중장기 발전, 시정 전반의 과제에 대해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조사·연구를 통한 올바른 정책을 수립하기 위해서다. 또 지역 발전과 시민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는 것은 물론 외부 연구용역 비중을 낮춰 예산절감도 꾀했다. 이를 위해 화성시는 20억원이 넘는 출연금을 마련하고 화성에 대한 지식이 풍부한 박철수 전 수원대학교 총장을 초대 원장으로 초빙했다.
박철수 원장은 임명 후 “화성시의 비전과 정체성을 반영한 맞춤형 정책 연구를 통해 화성시만의 차별화된 미래 정책을 개발하고 나아가 경기도 및 대한민국의 발전을 견인하는 성공적인 연구기관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그러나 출범 1년을 맞은 화성시연구원이 이 같은 목표에 부합하고 있느냐에 대한 의구심이 크다.
▲ 화성시연구원 개원을 기념하는 심포지엄이 열리고 있다. © 화성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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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화성시연구원의 출범 목적을 수행하기 위한 연구인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화성시는 연구원 출범 시 18명의 석박사를 모셨다고 했지만 현재 정규 연구원으로 연구활동에 매진하는 이는 10명 이하로 알려졌다.
화성시연구원은 데이터센터, 화성학센터 등 2개 센터, 기획경영실, 도시환경연구실, 경제사회연구실을 두고 있다. 도시환경연구실은 화성시의 균형발전을 통한 지속가능한 성장 등 주거, 도시, 교통, 환경 및 문화·관광 분야 중심으로 미래를 선도하는 정책 연구를 수행 중이다.
경제사회연구실은 더 행복한 미래를 위해 행·재정, 경제·산업, 보건·복지, 일자리·교육 분야에 대해 시민이 중심이 되는 실용적 연구를 수행한다.
그러나 실질적 연구를 진행하는 두 개 연구실의 연구위원은 초빙연구원을 제외하면 도시환경연구실 5명, 경제사회연구실 5명뿐이다. 화성시와 연접한 수원특례시 수원시정연구원의 경우 연구직이 21명에 달하는것에 비하면 크게 부족한 것이다. 결국 이 같은 연구진의 부족은 연구질의 하락으로 나타날 것이라는 우려다.
그동안 화성시연구원은 화성시 균형발전을 위한 계획적 관리 방안(인구를 중심으로), 화성시 대기환경 관리 방안 연구 등 2개 기본연구, 화성시 중장년지원센터 건립 타당성 조사 연구, 화성시 학교복합시설(이음터) 운영 효율화 방안 연구, 테크노폴 조성을 위한 첨단 전략 산업 연구, (가칭)화성시문화관광재단 설립을 위한 기초조사 연구, 화성시 주요 재정사업 평가방안 연구, 동탄권역 버스공영차고지 수요 측정을 통한 적정규모 산정 연구 등의 정책연구, 화성시연구원 중장기발전계획(2023~2025) 수립 연구, 시화(대송)지구 활용방안 수립 전략연구를 내놨다.
그러나 이러한 연구는 화성시의 첫 시정연구원으로서 화성시 발전을 위한 새로운 시각을 전달해 줄 것이라는 기대에는 못 미치고 있다. 시정연구원에 대한 기대는 기존 답습이 아니라 새로운 시각이기 때문이다. 특례시에 걸맞은 지방자치 분권 실현 첨병의 역할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화성시연구원이 화성이슈리포트 만들기에만 전념한다고 지적한다. 화성이슈리포트는 2023년 9월 30일 제1호를 발간한 이래 1달에 한 번씩 총 10번 발간됐다. 리포트에는 2개의 연구성과가 실린다. 양적으로 20개의 연구성과가 화성이슈리포터를 통해 공개됐지만 역시 새로운 시각보다는 기존 연구의 답습이라는 지적이다.
익명을 요구한 화성시연구원 관계자는 “솔직히 현재의 인력 구조와 조직으로는 양질의 연구성과를 내기에는 어려움이 있다”라면서 “화성시연구원이 명실상부하게 싱크탱크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보다 적극적인 지원과 연구원 확충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성과를 대내외에 보이기 위해 화성이슈리포터에 집중한다고도 했다. 그는 다만 “연구원이 개원한 지 아직 1년밖에 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해 달라”라고 전했다.
장철규 화성시의원은 제226회 제2차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화성시연구원은 출발한 지 오래되지 않아 의원들이 많은 기대와 우려를 하고 있다”라면서 “화성시의 어떤 방향성과 어떻게 가야 될 정책과 비전 제시가 우리 연구원에서 나와야 된다. 들어간 예산에 맞는 결과라든지 방향성이 안 나오면 연구원의 존립 의미가 없어진다. 화성시를 리드해 가는 등불, 등대가 되듯이 성과를 꼭 내 달라”라고 말했다.
창립 1년을 맞은 화성시연구원이 당초 의도에 걸맞은 진정한 ‘시정연구원’으로 역할을 다하기 위해서는 현재와는 다른 새로운 시각이 절실하다. 또 이에 대한 화성시민의 견제와 관심도 계속돼야 한다.
서민규 기자 news@ih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