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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호 교수의 Leadership Inside 302]
화이부동(和而不同)의 리더십, 동이불화(同而不和)의 리더십
 
화성신문 기사입력 :  2024/06/17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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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영호 아주대학교 명예 교수     ©화성신문

화이부동(和而不同)이라는 말이 있다. 잘 어울리지만, 같아지지는 않는다는 말이다. 반면에 동이불화(同而不和)는 서로 같은데도 어울리지 않는 것을 말한다. 공자가 논어 자로편에서 한 이야기다. 그는 ‘군자는 화이부동(和而不同)하고 소인은 동이불화(同而不和)한다’고 했다. 군자는 서로 화합하되 자기의 소신이나 의로움까지 저버리지는 않지만, 소인은 이런저런 좋은 말로 상대의 비위를 맞추지만 그것은 겉으로만 같은 척하는 것으로 속으로는 조화를 추구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필자는 종교가 없지만, 친구 중에는 신심이 두터운 녀석들이 많다. 그런데 그중 어떤 녀석은 만날 때마다 종교 이야기를 하고, 그리고 자신의 종교에 조금이라도 반하는 자리는 피한다. 그런데 그렇지 않은 녀석도 있다. 이 녀석은 친구들이 모이는 자리에서는 전혀 종교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심지어는 자신이 믿지 않는 타 종교의식에 참여하기도 한다. 바로 이런 녀석이 화이부동을 실천하는 사람이 아닌가 싶다. 

 

어떤 사람과도 어울리고 또 어떤 자리도 마다치 않지만 결코 자신의 믿음은 저버리지 않는 그런 것 말이다.

 

그런데 반대되는 경우도 있다. 상사 앞에서는 항상 옳다고 이야기하면서도 돌아서서는 딴소리하는 사람들 말이다. 그리고 한 종교단체나 한 정당 안에서도 이런 일이 많다. 같은 가치를 추구하면서도 왜 그리 화합하지 않고 갈등을 빚는지 말이다.

 

그런데 화이부동은 좋은 것이고, 동이불화는 나쁜 것일까? 리더는 이 두 가지를 모두 추구해야 하는지 모른다. 서로 다른 것을 조화롭게 만드는 화이부동의 리더십도, 같은 것을 서로 다르게 만드는 동이불화의 리더십도 똑같이 필요할 것이다.

 

화이부동의 리더십은 곧 오케스트라 리더십이다. 각기 다른 악기로 구성된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는 자는 악기별 연주자별 차이를 모아 조화로운 음악으로 승화시켜야 한다. 한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려면 40여 종의 악기가 필요하다. 이 악기들은 서로 달라야 한다. 관악기, 현악기, 건반악기, 타악기 등등 다들 고유성이 있지 않으면 안 된다. 그 다양성이 귀중한 자원이다. 이들 악기가 일정한 규칙에 따라 앞서고 뒤서면서 멋진 곡을 빚어내는 것이다.

 

 화이부동의 리더십은 일단 조직의 다양성을 높이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 생각이 다른 사람들, 경험이 다른 사람들, 기능과 지식이 다른 사람들을 모으는 것이 우선이다. 초기 애플 컴퓨터의 마우스를 설계한 것으로 유명한 아이디오(IDEO)라는 디자인 회사는 하나의 디자인을 할 때 좀 엉뚱하다 싶은 배경을 가진 사람들을 팀원으로 확보한다. 가령 슈퍼에서 쓰는 쇼핑 카트를 설계하는 데도 기계공학도 뿐만 아니라, 인류학 전공자, 심리학 전공자, 마케팅 전공자를 모으는 것과 같이 말이다. 

 

이렇게 다양성을 확보한 다음 필요한 것은 조직원들을 하나의 방향으로 향하게 하는 것이다. 하나의 방향으로 보게 하는 것은 조직원을 동일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다. 차이를 존중하는 기반 위에서 소통하는 것이다. 자신의 생각만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남의 견해를 경청하고 거기서 서로 보완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내도록 분위기를 만든다.

 

그럼 동이불화의 리더십은 어떤 리더십일까? 화이부동의 리더십은 이질적인 것을 모아서 새로운 통합을 만들어 내는 것이라면, 동이불화는 같은 것을 파괴하여 이질화시키는 것이다. 조직내에서 차별화시키고 심지어는 혼란을 야기시키는 리더십 말이다. 조직이 오래되다 보면, 하던 일만 하려고 하고 다들 또 같은 생각만 하며 틀 안에 갇히게 된다. 소위 타성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이럴 때는 조직을 이질화시키고 조화를 깰 필요가 있다. 일부러 조직에 갈등을 일으키는 것이다. 조직에 갈등이 너무 적고 직장인들이 스트레스 너무 없어도 문제다. 그럴 경우는 리더가 일부러 자극을 주어야 한다. 창조는 안정과 조화 속에서 나온다기 보다는 불안, 혼란, 충돌 속에서 나온다.

 

일단 지적 자극이 필요하다. 조직원들에게 전혀 다른 세계를 보게 해야 한다. 교육이나 견학이나 여행을 통해 우물 안 세계를 벗어나게 해야 한다. 헤어디자이너인 준오헤어에서는 독서 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머리 만지는 미용사에게 독서경영이 필요할까 싶지만, 그들은 자신들의 비즈니스와 전혀 관계가 없는 책을 매달 읽고 토론함으로써 스스로를 이질화하고 있다. 또 다른 방법은 기존의 통상적인 프로세스를 뒤집어 보는 것이다. 하급자가 상급자를 평가하는 상향 평가도 해보고, 신입이 고참을 지도하는 역멘토링도 해보는 것이다.

 

공자에게는 동이불화는 나쁜 것이고 화이부동만 좋은 것이었다. 그러나 오늘날의 리더에게는 화이부동도 동이불화도 모두 필요하다.

 

choyho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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