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에서 산업체가 가장 많은 화성시의 기업은 3만여개에 달하며, 이곳에서 27만여명이 근무하고 있다. 현대차, 기아차, 삼성전자와 같은 대기업도 있지만 대다수가 중소기업이다. 제조업을 위해 화성시 전역에는 수많은 공장과 소규모 제조장이 존재한다. 이에 따라 난개발을 방지하고 환경개선을 이뤄야 한다는 의견도 끊이지 않는다.
그러나 22일 화성시청에서 열렸던 ‘언론인과의 대화’에서 정명근 화성시장은 이러한 의견과는 상반되게 더욱더 많은 기업을 유치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공약은 아니지만, 임기 초창기부터 심혈을 기울여 추진하고 있는 20조원의 투자유치도 반드시 이루겠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정 시장이 이렇듯 기업 유치를 강조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무엇보다 지속가능한 화성시를 위한 재정 확충에 큰 이유가 있다. 동탄, 송산그린시티, 향남 등 신도시를 중심으로 대규모 택지개발이 이뤄진 화성시는 주지하다시피 전국에서 가장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역동적인 도시다. 서울의 1.4배에 달하는 넓은 면적에서는 건설공사가 끊이지 않으면서 젊고 역동적인 도시로 성장해 왔다. 그러나 최근 코로나 팬데믹을 겪으면서 국제적인 경기침체로 인해 화성시에도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세수의 70%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기업이 어려워지면서 화성시 재정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급기야 올해 많은 부분의 예산을 감액하는 특단의 조치가 이뤄졌다. 문제는 경기침체가 계속되고 있지만 화성시의 세출 규모는 점점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3조 5000여억원의 예산 중 도로관리를 위한 예산을 1000여억원 정도만 책정할 정도로 세수가 부족하다. 서울의 1.4배에 달하는 면적의 도로를 관리하기 위한 예산이 1000여억원에 불과한 것이다. 그러나 도로, 철도 등 대중교통망 확충 등 인프라 구축과 주민 복지 확대를 위한 예산은 점점 더 늘어난다. 결국 기업과 투자를 유치하는 것만이 화성시 발전의 정체를 막고 지속발전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다.
정 시장은 좋은 기업 유치가 세수 확보와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업을 유치하고 인구가 유입되면서 세수가 늘어나면서 화성시의 역동성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20조원에 달하는 투자유치계획도 화성시가 필요한 연간 5조원의 예산을 확보하기 위한 절실함에서 나왔다. 이러한 절실함이 공약도 아닌 20조원의 투자유치를 화성시 핵심사업으로 추진하도록 했다. 이제 화성시의 기업과 투자유치는 ‘개발이냐? 환경이냐?’의 단순한 문제가 아닌 생존의 문제가 됐다.
화성시는 20조원 투자유치와 화성시 경제발전을 위해 전담 부서를 신설하는 등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6월에 서울에서 화성시 최초의 투자유치 설명회를 개최하면서 신산업 성장과 기업의 화성 이전을 촉구하게 된다. 정 시장의 임기도 어느덧 절반을 넘어서 2년을 남겨두고 있다.
화성시는 내년 전국 5번째의 특례시 진입을 앞두고 있다. 현재의 기초지자체보다 향상된 권한을 갖게 되며 화성시 특성을 감안한 행정이 강화된다. 이 과정에서 단순히 양적인 특례시가 아니라 질적으로 특례시를 유지하기 위해서 기업과 투자유치를 확대하면서 필요 세수가 마련될 필요가 있다. 다만 이 과정에서 난개발이라는 지난날의 과오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 지속가능성이란 경제만이 아닌 사회, 문화, 정치 모든 면에서 가능해야 하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