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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호 교수의 Leadership Inside 253]
당신은 리더로서 어떤 브랜드를 만들고 있나?
 
화성신문 기사입력 :  2023/05/29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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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영호 아주대학교 명예 교수/수원시글로벌평생학습관장     ©화성신문

우크라이나의 젤렌스키 대통령은 2022년 2월 러시아의 침공이 시작된 이후 시종일관 군복 바지에 짙은 올리브색 티셔츠를 입고 공식 석상에 등장하고 있다. 외국 정상을 만날 때도, 전선의 병사들을 격려할 때도, 외국 의회에서 연설할 때도 그는 이런 특별한 복장을 한다. 5월 20일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린 G7 정상회의에 참석하면서도 여지없이 이 전투복 차림이었다.

 

특히 젤렌스키가 즐겨 입는 상의는 우크라이나 의류업체 유-셔츠(U-Shirt)가 러시아 침공 후 내놓은 상품이다. 가슴에 우크라이나 국장(國章)의 일부인 삼지창이 새겨져 있으며 홈페이지에서 100달러(13만 원)에 판매되고 있다. 

 

1500만 원이 넘는 재킷과 1300만원 정도 되는 고가 시계로 치장한 푸틴 대통령과 비교되지 않을 수 없다.

 

이제 젤렌스키의 이 복장은 젤렌스키 그 자체가 되었으며, 젤렌스키가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선명하게 만들고 있다. 정치인 중에 이렇게 복장으로 확실히 각인된 사람들이 있다. 마르크스-레닌주의 혁명가인 쿠바의 체 게바라는 베레모를, 중국의 마오쩌둥은 인민복을 빼고 생각하기 어렵다. 윈스턴 처칠 영국 총리는 상·하의가 붙은 사이렌 슈트를 자주 입은 것으로 유명하다. 

 

당신은 리더로서 어떤 옷을 입고 있는가? 문제는 옷이 아니라 리더의 브랜드이다. 브랜드는 원래 상품에 적용되는 개념이다. 다른 상품과 구별되는 차별화된 가치나 이미지를 말한다.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테슬라, 구글, 샤넬 등이 브랜드 가치가 높은 것으로 나와 있다. 우리나라의 삼성도 톱클래스를 유지하고 있다. 브랜드가 잘 형성되어 있으면 그 자체가 돈이다. 고객들의 신뢰와 충성도가 높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업들은 자사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 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런데 이제 브랜드는 상품에 대해서만 쓰이는 용어가 아니다. 리더십에도 브랜드가 필요하다. 그 리더가 어떤 리더인지, 어떤 가치를 지향하는지 그리고 차별화 포인트는 무엇인지, 조직 안과 바깥에 명확히 개념이 정리되어 있어야 한다.

 

K 사장은 언제나 ‘단합’을 이야기한다. 직원회의 때나, 행사가 있을 때, 항상 단합의 중요성을 언급한다. 회식할 때 건배 구호도 정해져 있다. 

 

그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여러분 아시죠? 저는 건배 구호가 항상 똑같다는 걸요. 자 단합을 위하여~”

 

그는 그냥 단합을 외치는 것이 아니다. 그 회사는 한때 경영 분규를 겪었던 회사였다. 그때 부사장이었다. K 씨가 사장이 되어 “이제 우리는 하나다”, “단합이 살 길이다”고 외치면서 전 사원을 하나로 뭉치게 했다. 이 파, 저 파 차별 없이 공평한 인사를 했으며, 등반대회, 체육대회를 하면서 일체감 조성을 했다. 그는 실제로 ‘단합’이 조직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믿고 있다.

 

리더가 브랜드를 만들려면, MI, VI, BI, 이 세 가지를 생각하는 것이 좋다. 첫째 MI(Mind Identity)이다. 즉 가치관을 바로 세우는 것이다. 리더로서 내가 중요시하는 것이 무엇인가, 궁극적으로 내가 무엇을 이루려고 하는가 하는 정신이 바로 서야 한다는 것이다. K 사장같이 단합을 제일의 가치로 생각할 수 있지만, 정리정돈이나 청결을 제일로 삼을 수 있다. 일런 머스크처럼, ‘전기차’나 ‘화성 여행’이라는 꿈을 내세울 수 있다.

 

둘째는 VI(Visual Identity)이다. 가치관은 보이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그것을 보이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 젤렌스키나 마오쩌둥처럼 복장으로 가치를 표현할 수 있고, 명함 디자인이나 공간설계도 신경을 써야 한다. 어려운 이웃을 생각하면서 명함에 점자를 넣을 수도 있고, 환경을 고려하여 재생지를 사용할 수도 있다. 그리고 투명경영을 보여주기 위해 사무실을 투명하게 만들 수도 있는 것이다. 아예 고정된 사무실을 두지 않는 사장도 있다. 비주얼을 강조하기는 했지만, 비주얼에만 그치지 않고, 감각기관을 통해 사람들이 인식하고 느끼게 하는 모든 것을 말한다.

 

셋째는 BI(Behavior Identity)이다. 리더의 행동에서 어떤 일관성과 차별성이 있어야 한다. 환경을 중시한다고 명함까지 재생 용지를 쓰면서 일회용 컵을 쓰는 것은 맞지 않는다. 개인 머그잔을 사용하고 연비가 좋은 자동차를 이용해야 할 것이다. 젤렌스키가 TV에 나오는 복장만 전투복을 입고 일반 생활에서는 그에 어울리지 않게 호사스러운 생활을 한다든지, 전쟁 피해자들을 멀리한다든지 하면 안 될 것이다. 

 

리더가 강한 브랜드를 갖추려면 MI, VI, BI가 서로 일관성이 있어야 하고, 이를 통해 살아있는 스토리가 만들어져서 사람들 뇌리에 각인되어야 한다.

 

choyho@ajo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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