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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CEO interview 황두성 에스엔에스필텍(주) 대표]
세계 최초 샤워기 필터 개발 ‘주목’
모든 정수 시스템에 앤스필 필터 인사이드하는 종합 필터 메이커 추구
 
신호연 기자 기사입력 :  2023/05/02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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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성신문

  

 

요즈음 대부분 가정의 샤워기 안에 들어있는 필터는 누가 처음 만들었을까? 세계 최초로 샤워기 필터를 만든 S&S Filtech(주)의 황두성 대표를 만났다. 서글서글한 눈매, 건강한 낯빛, 키가 큰 동안의 사내가 반가이 맞이한다. 그의 사무실 책상은 구조가 특이하다. 책상 전면은 사무를 보기 위한 컴퓨터가 차지하고 있고, 우측 맞은편에는 보조 의자가 준비되어 있어 언제든지 누구와도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배치되어 있다. 이는 회사 내에서 서서 보고하는 상하관계의 대화 형식을 탈피하고 모두가 직급과 관계없이 같은 눈높이에서 편안하게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한 황 대표의 배려로 첫 만남에서부터 그의 경영철학의 일면을 엿볼 수 있었다.

 

황 대표에게 회사 이름 S&S Filtech의 뜻을 묻자 “‘S&S’는 스탠다드 엔 스페셜이고, ‘필텍’은 필터 테크놀로지입니다. 여기서 ‘스탠다드 엔 스페셜’이 담고 있는 의미는 우리가 보유한 필터 기술을 가지고 새로운 스페셜한 것을 만들어내고, 이를 다시 각 분야에서 용이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평범하게 표준화시켜 판매하는 한편, 시장의 흐름을 읽고 그 흐름에 맞추어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하거나 또다시 새로운 것을 개발해 내는 선순환을 추구하는 회사라는 뜻입니다. 그리고 이는 곧 우리 회사의 이름이자 회사가 지향하고 있는 방향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S&S Filtech(주)는 산업용, 가정용 Micro Filter 분야에서 국내 M/S 50%, 활성탄 필터 분야에서 20%를 차지하는 필터 업계의 선두기업이다. 2004년 창업 후 2008년 금융위기 때 주춤한 것 외에는 매년 매출액이 5%~15% 정도씩 꾸준히 성장해 온 탄탄한 강소기업으로, 올해는 180억원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S&S Filtech(주)는 필터를 조립하는 회사가 아니라 필터 메디아 자체를 생산하는 회사로, 인텔 인사이드처럼 정수기나 모든 여과 시스템에 앤스필 필터(S&S Filtech의 상품명)가 적용될 수 있도록 종합 필터 메이커를 추구하고 있다. 이에 독자적으로 개발한 생산 라인과 R&D, 마케팅까지 갖추고 있는 회사로 여기서 생산되는 필터 메디아는 자체 기술로 만든 기계로 S&S Filtech에서만 생산할 수 있는 패턴이다. 

 

황 대표는 SK에서 16년간 근무하면서 합성수지의 R&D와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1997년부터 시작된 IMF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합성수지로 필터를 만들다가 문을 닫는 회사들이 생겨났다. 황 대표는 당시 크고 작은 많은 회사들이 도산하는 경제 불황 속에서 사업을 새로 시작한다는 것이 조심스럽기는 했지만 자신이 거래하던 거래처에 대한 애착이 남달랐고 ‘필터’라는 아이템 자체는 괜찮다는 생각을 했다. 물은 모든 산업에서 기본적으로 사용되고, 물의 질은 갈수록 나빠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물에 관련된 필터를 생산하는 비즈니스는 도전해볼 만하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황 대표에게는 본인이 추구하는 ‘좋은 문화’가 있는 회사를 만들고자 하는 꿈과 욕망이 있었다.

 

2004년 황 대표는 회사를 그만두고 도산된 회사의 여기저기 흩어져 있던 기계들을 찾아 사들이고, 기술 인력들도 수소문해서 회사를 창립했다. 물론 SK에서도 많은 지원을 해주었다. 그러나 막상 시작해 보니 생각보다 관련 기술들은 미완성상태로 헤쳐 나가야 할 길이 막막했다.  컨셉은 괜찮았지만 그것을 매니지먼트 할 수 있는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기술이 너무 부족한 상황이었다. 불량이 30%, 40%씩 쏟아졌다. 특화된 기술이기 때문에 기존의 기술자만이 이 제품을 뽑을 수 있었고, 새로 숙련되려면 최소한 3년 정도는 필요했다. 당시 황 대표가 제일 어려웠던 점은 기술자들과의 소통 문제였다. 그들은 쉽게 마음을 열지 않았다. 

 

황 대표는 3년 정도 현장을 알고 현장 사람들과 커뮤니케이션 하는 데 집중했다. 무엇보다 현장에서부터 경쟁력 있는 변화가 시작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차츰 현장으로 좀 더 들어가기 위해 현장에 있는 담당자, 책임자하고 하루에 한 번씩 미팅을 했다. 하루에 1분이 됐든 2분이 됐든 어떤 식으로든지 개인적 만남을 통해 황 대표의 생각과 현장에 있는 사람들과의 생각을 튜닝하는 자리를 만들었던 것이다.

 

 

최종 결정권을 최대한 밑으로 위임

 

황 대표는 직원들에게 최종 결정권을 최대한 위임했다. 생산팀장은 생산팀에서 사용할 설비에 대한 최종 네고 권한을 가지고 알아서 기계를 결정하고 구입한다. 몇 천만원을 결정해야 하니까 훨씬 더 신중해진다. 여기저기 비교하고, 협상하고 절충하면서 본인이 돈을 직접 쓸 수 있어야 비로소 직원들이 회사에 대한 애사심도 생기고 일에 대한 보람도 커지고 자생 능력도 향상될 수 있다는 것이 황 대표의 소신이다. 그래서 황 대표는 직원들이 돈 쓰는 것에 대해서 한 번도 막아본 적이 없다고 한다.

 

직원들이 제품을 개발하거나 새로 기계를 사거나 하는 것에 대해서 두려워하지 않고 과감히 일을 추진하도록 한다. 간혹 그중에서 30%는 손해를 보더라도, 직원들을 위한 투자라고 생각한다. 언뜻 비지니스 차원에서는 무모해 보일 수 있으나 이는 곧 황 대표의 직원들에 대한 믿음이고 장기적인 투자라는 점에서 참으로 과감하다. 

 

이러한 경영방침은 특히 영업 분야에서 돋보인다. 영업 현장에서 영업직원들은 모두 회사의 대표 입장에서 생각하고 상황을 판단해서 스스로 결정한 후, 나중에 승인을 받도록 하고 있다. 물론 그렇게 결정된 것을 황 대표가 한 번도 번복하거나 파기한 적이 없다. 황 대표는 이로 인해 때론 마음고생을 한 적도 있지만 이렇게 담당자들에게 위임해 놓으니까 담당자들이 좀 더 자부심을 갖고 책임 있게 근무하게 되었다며 환하게 웃는다.

 

 

가족과 관련된 대소사를 최우선으로 허용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이라는 말이 있다. 황 대표는 회사 경영에서 이를 실천하고 있다. 비록 회사는 이익을 창출하는 공적인 공간이기는 하지만 직원들이 많은 시간을 보내는 이 회사에서 무엇보다 개개인이 모두 행복하기를 바라고 있다. 그리고 그 행복해지기 위한 기본 조건으로 S&S Filtech(주)는 가족을 소중하게 여기는 따뜻하고 사랑이 넘치는 사람들이 모여서 생활하는 곳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에 S&S Filtech(주)에서는 집안에 무슨 일 있으면 우선적으로 시간을 할애해 준다. 집안에 아프신 분이 있거나, 갑자기 애들한테 무슨 일이 생겼을 때, 아이들의 학예회, 입학식, 졸업식, 가족여행 등은 100% 참석하도록 한다. 이런 것들은 상사에게 허락을 받아야 하는 영역이 아니다. 며칠 동안 자리를 비운다 하더라도 연락만 하면 다 허용된다. 이게 회사 방침이고, 황 대표는 창업하면서 자신의 회사에 이런 문화를 만들고 싶어 했다. 황 대표도 집에 급한 일이 생기면 “나 집으로 갈 거니까, 알아서 해”라고 할 정도다. 황 대표는 “저한테도 가장 중요한 게 가정이고, 가정에서 제가 흔들렸을 때 저는 회사에서도 흔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됩니다.”라는 말로 그의 가족을 중요시하는 경영철학을 간단히 정리해 주었다. 

 

 

 

샤워기용 필터 세계 최초로 개발

 

황 대표는 10년 전 샤워기용 필터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샤워기 안에 들어가려면 필터를 작게 만들어야 했다. 회사의 이름대로 회사가 가진 핵심 기술인 멜트브로운(합성수지를 녹인 상태에서 바람으로 불어 필터를 만드는 기술) 기술을 바탕으로 새로운 것을 추구한 덕분에 더 작은 것을 만들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었다. 샤워기를 만들고 있던 회사와 연계되어 샤워기 안에 필터를 넣어 보자는 아이디어로 시작했으나 처음에는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그러던 중,  6년 전 인천에서 수돗물에서 빨간 물이 나오고 벌레 유충이 발견되는 사태가 연이어 터지면서 샤워기와 수도꼭지 필터 시장 자체가 갑자기 관심을 끌게 되었다. 이는 미리 준비가 되어 있었던 S&S Filtech(주)에 큰 호재로 작용했다. 이 시장 자체가 커질 거라고 예상하고 준비해 왔던 황 대표의 선견지명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황 대표는 이렇게 남들이 한 번도 생각해 보지 못했던 영역의 시장을 만들어가는 것을 가장 큰 보람으로 생각한다.

 

 

 

중소기업의 가장 큰 리스크는 CEO 리스크

 

회사 설립 초창기 3, 4년간 기술적 미완성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매일 스트레스를 받아 끊었던 담배를 다시 피우기도 했고, 직원들이나 거래처와의 술자리도 잦아졌으며, 때로는 직원들이 퇴근한 후에도 혼자 남아 밤새 고민하고 연구해야 하는 날도 있었다. 그렇게 6~7년 회사 업무에 전념한 끝에 현장과의 소통을 통해 회사도 어느 정도 안정화되어 가고 가정에서도 자녀 둘이 모두 대학에 진학하여 안팎으로 안정되는가 싶었는데, 그동안의 피로가 누적되어 황 대표의 몸이 탈나기 시작했다. 결국 황 대표는 심장에 무리가 와서 2년 정도 고생을 했다. 이때 깨달은 것이 중소기업에서 가장 큰 리스크는 CEO 리스크라는 것이었다. 몸이 아프니까 매사 일을 추진할 때 소심해지고 직원들의 어깨도 축 늘어진 듯 회사가 전반적으로 활기를 잃은 듯 했다고 한다. 그래서 황 대표는 건강을 회복한 지금도 항상 건강을 챙기면서 담배는 완전히 끊었고, 술도 어떤 종류의 술이든 두 잔까지만 마신다. 

 

직원들에게 늘 강조하듯이 황 대표 또한 매우 가정적이어서 가능하면 주말은 가족들과 같이 보내려고 노력한다. 외부 활동도 주말에 이루어지는 활동은 자제하는 편이다. 주말에는 아내와 집 근처 광교호수를 걷는 것이 가장 즐거운 시간이고 큰 낙(樂)이라고 한다. 가족들과 같이 식사하고, 손주도 보고, 아내와 골프도 치고, 여행도 하고…….

 

황 대표에게 모든 것의 중심에는 가족이 있다. 

 

노래를 좋아하는 황 대표는 앞으로 시간적으로 좀 여유가 생기면 교장 선생님으로 명예퇴직을 한 아내와 함께 할 수 있는 봉사활동도 계획하고 있다. 나이 드신 분들이나 장애인, 외로운 병자들을 찾아다니며 노래도 함께하고, 시도 낭송해 주고 레크리에이션 시간도 가지며 다른 사람들에게 위로와 위안이 되는 사람이 되어보자는 부부의 꿈을 가지고 지금 서로 조금씩 준비해 가고 있다. 그래서 황 대표는 기타와 노래를 시작했다. 노래는 학원을 다니면서 배웠고 기타는 노래에 반주를 하는 정도로 독학하며 하루에 30분 이상씩 연습하다 보니 이제 즐거운 취미가 되었다고 한다.

 

▲ 가정용 활성탄 필터.



▲ 마이크로 필터.



▲ 산업용 활성탄 필터.

 

 

필터사업 집중으로 차별화된 경쟁력 확보

 

S&S Filtech(주) 가정용 필터는 가정용 정수기에서부터 시작되어 샤워기, 주방용, 비데, 식기 세척기, 세탁기, 여행용 샤워기 등 점차 그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활성탄 필터의 한 영역에서는 성능도 보장되고 엄청나게 저렴하게 만드는 필터를 독자적인 기술로 개발해 중국 제품과 싸워도 이길 수 있을 정도로 국제 시장에서도 경쟁력 있는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기업 간의 신뢰와 ‘더불어 함께 성장하는 기업윤리’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황 대표는 오늘도 돈이 된다고 해도 문어발식 사업 확장은 지양하고 일편단심으로 올곧게 필터 사업에만 올인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로움에 도전하기를 좋아하는 황 대표는 끊임없이 변화를 추구하며 전 세계 거의 모든 국가에 특허를 내놓고 있어 앞으로 또 어떤 필터를 개발해 낼지 기대가 크다. 무엇보다 직원들에 대한 사랑과 믿음, 자부심이 남다르고 가족과 가정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그의 가족적인 경영 마인드로 S&S Filtech(주)의 직원들과 그 가족들 모두가 앞으로 더욱 행복해지길 기원한다.

 

신호연 기자 news@ih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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