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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신문의 전문가 칼럼 화성춘추 (華城春秋)178]
아름다운 질서, 평화로운 화성의 한 해를 기원한다
 
화성신문 기사입력 :  2023/01/13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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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종원 청운대학교 문화예술경영마이스학과 외래교수     ©화성신문

‘질서(秩序)는 혼란 없이 순조롭게 이루어지는 사물의 순서나 차례’라고 국어사전에 나와 있다. 만사(萬事)가 혼란 없이 순조롭게 이루지는 사회, 질서를 높은 가치로 인식하고 이를 지키려 하는 사회는 분명 문명사회이고 문화사회이며, 아름다운 사회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질서는 누가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만들어 가는 문화이다. 어려서부터 부모나 주변의 사람들로부터 배웠고 배우는 모든 것들이 질서에 해당한다. 문화는 교육에 의해서 이어지고 변화하며 항상 우리의 모든 환경 속에서 존재한다. 질서는 문화이고 그 문화는 이어지고 변화하며 발전하는 것이다.

 

대한민국 국민은 우리가 배우고 익혀 전승받은 관습, 제도뿐만 아니라 법 규범을 포함하여 지켜야 할 국내 질서가 있고, 우리가 만들지 않았다 하더라도 따르고 지켜야 할 세계질서도 많아졌다. 포노사피엔스 시대에 국가의 경계가 없는 정보의 소통 시대에 지켜야 할 질서가 더욱 많아졌다. 지구인 모두가 삶의 평안과 평화, 발전과 번영을 위하여 만들어 가는 세계질서도, 지켜야 할 세계질서도 더욱 많고 중요해졌다.

 

횡단보도 신호등에 파란불이 켜지면 길을 건너는 것도 우리가 정한 규범이고, 오른쪽 통행을 하자는 것도 우리가 정한, 우리가 지켜야 할 우리의 질서이고 문화이다. 자동차가 다니는 길을 건너려면 횡단보도를 건너야 하고, 길을 건너기 전에 몇 가지의 인지와 결정을 해야 한다. 우리가 정한 파란불이 켜지면 건너도 된다는 인지와 발을 내딛는 결정, 그리고 중요한 한 가지가 또 있다. 우측으로 건너도록 바닥에 표시되어 있고, 우리는 우측으로 걷자고 약속한 질서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를 지키지 않는다. 그 짧은 구간에서 서로 부딪히고 엉킨다. 도로 위의 나를 되돌아보고, 거리를 바라보자.

 

십여 년 전에 프랑스 남부 도시 아비뇽에 축제를 참관하기 위해 며칠간 머무른 적이 있다. 이 도시는 성벽으로 둘러싸여 있으며 인구는 성벽 밖의 지역까지 전체 인구가 5만 명이 채 안 되는 작은 지방도시이다. 성벽 안 도시는 가장  먼 거리로 걸어도 30분이 안 걸리는 3km 안팎의 작은 도시이다. 오래된 도시의 길은 좁고 인도는 두 사람이 교차하기에도 좁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걷는 사람들의 인도가 막히거나 불편한 느낌이 없었다. 지나는 사람들의 발길을 유심히 바라보았다. 그들은 둘이건 셋이건 가로 형태로 함께 걷지 않았다. 1열로 걷고, 걷다가 볼 일이 있으면 옆으로 길을 내주었다. 그러다가 옷깃이라도 스치면 두 번 세 번 미안한 표현을 하곤 하였다. 

 

 어느 날 아비뇽의 기차역에서 사람들이 성안으로 양산을 쓰고 길게 한 줄로 걸어 들어오고 있었다. 마치 예전 우리의 시골 장날에 사람들이 길게 줄을 지어 가는 모습 같았다. 그들은 시장 골목의 아주 작은 공연장으로 들어갔다. 그들은 이동할 때 한 줄로 걸었다. 그들에게 주어진 길은 마치 외길이고 혼자 가는 길로 인식되는 것 같았다. 길을 걸으며 옷깃을 스친 적은 있어도 멈추어야 하는 일은 없었다. 이것이 작은 인도를 따라 걷는 그들의 질서이고 문화였다. 서로에게 어떤 방해도 없고, 길을 걷는 이들에게 순조로움이 존재할 뿐이었다.

 

 2023년도에 시작해 보자. 어렵지 않은, 조금만 생각하면, 마음먹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 작은 질서부터, 그리고 나부터 시작해 보자. 질서는 아름다운 것이며 서로를 편안하게 해 준다. 다시는 우리에게 불행한 사고가 없어야 한다. 화성시민의 한 해가 작은 질서부터 시작하면 편안하고, 평화롭고, 아름다운 한 해가 될 것이다. 모두가 원하는 것이다. 질서가 잘 지켜지는 화성시민의 한 해가 아름답고 평화롭기를 기원한다. 

 

contlee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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