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배동 주민들이 시청의 일방적인 통보에 대한 하수종말처리장을 반대하기 위해 직접 만든 팻말을 들어 반대의지를 강하게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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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배동 하수종말처리장이 설립추진 시작부터 인근 주민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특히 가동을 시작하더라도 인근 대규모 택지지구인 태안3지구와 진안신도시 시민들의 대규모 입주가 예정돼 있어 추후 운영이 가능할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화성시는 5일 기배동 행정복지센터 지하 강당에서 ‘기배동 하수종말처리장’ 추진 설명회를 개최했다.
이날 설명회는 화성시가 기배동에 추진하고 있는 하수종말처리장과 관련한 추진 현황을 설명하고 주민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것이다.
화성시는 인구 폭등에 따른 하수량의 증가와 기존 처리장의 용량 부족으로 인해 추가 하수종말처리장 설치를 기배동에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열린 이번 설명회는 주민들의 반발이 가득하며 결국 파행됐다.
설명회는 당초 화성시 하수과에서 하수종말처리시설 관련 설명을 진행한 후 주민의견을 수렴할 예정이었지만 주민들이 “화성시의 일방적인 통보”라며 반발하고 나서 시작도 하지 못했다.
이날 참석한 기배동 주민은 “주민들에게는 한마디 말도 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하수종말처리장의 기배동 설치를) 결정하는 게 화성시청의 방식이냐”면서 반발했다. 주민들은 “현재 수원하수종말처리장으로 고통 받고 있는 상황에서 또 다시 추가 하수종말처리장을 설치하는 것이 말이냐 되냐”면서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주민은 “하수종말처리장이 우리 지역에 들어오는데 정작 주민들에게는 한마디 말도 없이 자기들끼리 결정한 후 통보만 하는 거 아니냐?”고 울분을 토했다.
특히 한 주민은 “인근 공군 제10전투비행장 눈치는 보면서 주민들은 신경도 쓰지 않는다”면서 분통을 터트렸다.
이 같은 주민들의 반발에 대해 화성시청 담당 팀장은 “현재 계획하고 있는 하수종말처리장은 기존의 시설과는 달리 지하에 설치돼 냄새가 나지 않는다”며 “주민들을 위해서 편의시설 또한 예정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이 같은 화성시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논란은 사그러지지 않을 전망이다. 기존 대형 님비 사업이었던 화성 함백산추모공원과 화성시 생활폐기물 처리시설 설치에 대해서는 주민수용성을 높이기 위해 공개모집 방식을 채택했기 때문이다.
환경관련 관계자는 “화성 함백산추모공원과 생활폐기물 처리시설 설치에 대한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 공모제를 채택했음에도 불구하고 화성시는 하수종말처리장만 주민 의견 수렴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면서 “주민수용성을 담보하지 못한 주민기피사업은 계속해 강력한 반발에 부딪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성남시 분당구의 한 하수종말처리장은 150억원을 투자해 설치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되는 주민반발로 인해 20년이 넘게 가동조차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기배동의 경우도 인근 태안3지구의 지속적인 전입과 진안신도시 입주가 이루어지면 반발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측된다.
화성시 정치권 관계자는 “주민 수용성을 제고하지 않고 일방적인 사업 추진이 계속된다면 분당과 같은 사태가 벌어지지 말라는 법도 없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신홍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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