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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CEO Interview-조준상 씨와이오토텍(주) 대표]
우주 정복을 꿈꾸는 금속 3D 프린팅 플랫폼
이제부터 제품은 제조 아닌 토탈 서비스로!
3D 프린터로 한국제조업의 체질 개선 기여
 
신호연 기자 기사입력 :  2022/09/05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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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성신문

 

제조와 기술이라는 거대한 2차 산업을 서비스의 3차 산업으로 전환하며 전통 제조 산업에 변화의 물결을 일으키고 있는 씨와이오토텍(주) 조준상 대표를 만났다. 남의 눈에 띄는 거 별로 안 좋아하는 조용한 은둔자였다던 그가 아직까지 우리에게는 꿈나라 이야기만 같은 금속 3D 프린팅의 플랫폼을 구축해 우주에서도 생산이 가능한 제조 혁신을 이루기 위해 알에프메탈(주)를 설립했고, 핵심 사업인 디자인은 씨와이오토텍(주)가 맡아 금속 3D 프린팅 기술의 선봉에 서 있다.

 

“3D 프린팅을 이용하면 디자인의 제약이 없어 상상하는 것은 모두 만들 수 있습니다”

 

선제공격을 당한 기분이 이랬을까? 기자는 현대·기아 자동차의 내연기관 자동차 공조부품 2차 협력사로 매년 17% 정도 견실하게 성장하는 기업의 인터뷰를 준비했었다. 온 삶이 금속 3D 개발에 매진하고 있는 조 대표는 달랐다. 첫 마디에 적층 제조 금속 3D Printer 이야기부터 시작하는 능숙한 설명에서 그의 열띤 표정이 읽혔다.

 지난 10년 동안 두터운 신뢰를 구축해 온 한온시스템과는 전기자동차 시대의 도래로 내연기관 자동차 공조부품으로는 더 이상은 버티기 어려운 상황이라 길을 달리 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변화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새로운 방향을 잡은 것이 금속 3D 프린팅 사업. 이를 설명을 하는 그의 눈빛은 열정으로 빛나는 소년과 다름없었다.

 

▲ Vulcan 300(비철금속 제조용)  © 화성신문

 

▲ Vulcan 500(Dual Laser System)  © 화성신문

 

 

금속 3D 프린팅은 새로운 미래

전통 제조업에서는 복잡한 부품이 많을수록 제조 단가와 생산 기간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지만, 적층 제조 기술의 금속 3D Printer에서는 부품이 복잡할수록 단가가 떨어지는 특성을 가진다. 

 

금속 3D 프린팅은 밸류체인 혁신이 핵심이라고 한다. 즉, 설비와 소재, 설계 도면만 있으면 바로 만들 수 있어 물류가 필요 없어지고, 재고가 필요 없어진다. 디지털제조(Digital Manufacturing)의 핵심 기술인 적층제조(Addictive Manufacturing)는 벨류체인 혁신, 제조 공정 혁신, 설계 변경에 대한 유연성 제공 등 전통 제조법으로 할 수 없는 장점들을 제공할 수 있다.

 

조 대표가 설명하는 금속 3D 프린팅의 세 가지 특장점은 이렇다. 먼저, 움직이는 조립품을 한 번에 만들어 낼 수 있어서 부품수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GE에서는 항공기 부품 20개를 그냥 하나로 만들어서 단가와 시간 공정을 확 줄인 케이스가 있다. 둘째, Lattices 디자인(공기층을 품은 격자 디자인)을 적용하여 경량화를 이루어 낼 수 있다. 포르쉐는 E-Transmission 케이스에 Lattices 디자인을 적용하여 17%의 경량화를 이루어냈다. 셋째, 로켓 부품에 AM 기술로 cooling channel을 제작하여 성능과 수명을 개선하는 효과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미래 가치 창조 책임자’로 대담한 비전 제시

전 세계 금속 적층 시장이 거의 4조 시장임에도 우리나라에서는 알고 있는 사람조차 드물다. 한국에 3D 프린팅이 알려진 건 2014년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 경제를 이끌어가는 최고의 기술이 3D 프린팅”이라고 발표한 다음해라고 본다는 것이 그의 견해이다. 

 

조 대표는 스스로를 ‘미래 가치 창조 책임자’로서 “나는 크고 위험하고 대담한 목표를 수립하고 이를 원칙 중심의 경영으로 사회 공헌을 실현할 수 있는 스마트 모빌리티 부품 히든 챔피언 기업을 만든다”고 선언했다. 

 

“일론머스크는 화성으로의 이주를 위해 Space-X, Tesla, Solar City 등의 연관 기업에서 원천 기술을 개발하고 있죠. 이주하는 것은 이러한 기술로 가능하나 우주 시대가 열리게 되면 거기서 필요한 물건들을 지구에서 다 보낼 수는 없겠죠. 우주에서 자작할 수 있는 핵심 기술이 3D 프린팅 기술이라고 보는 거죠. 이게 제 최종 목표이고 비전입니다.” 

 

㈜씨와이오토텍에서는 금속 3D Printer 개발을 위해 알에프메탈(주)를 설립하고 2021년 의료용 생체 부품 제조용 볼칸 200, 2022년 비철금속 제조용 볼칸 300과 Dual Laser System 볼칸 500 등 3D Printer 3개의 모델을 개발했다.  

 

 

본업을 버리고 몸으로 맞선 메탈릭의 매력

“본업을 잊지 마라. 도박하지 마라. 여자에 빠지지 마라. 그러면 회사는 절대 망하지 않는다” 

 

조준상 대표는 급변하는 세상에서 뼛속까지 엔지니어이셨던 아버지와의 약속을 어겼다. 본업을 유지해서는 못 먹고 사는 그런 환경이라고 털어놓는다. 엔지니어 2세의 열정을 불러온 곳은 독일이었다. 5년 전, 화성상공회의소 주최로 다녀온 독일 전시회에서 조대표의 눈길을 머물게 한 것이 금속 3D 프린터였다고 한다. 당시 플라스틱만 알고 있던 그는 독일의 금속 3D 프린터를 보는 순간 도전장을 내게 되었다. 조 대표는 설비 한 대를 사서 테스트 해보고 싶어서 국내 3D 프린터 관련 업체를 불러 가격을 물어보니 설비 한 대에 30억이라 하였다. 설비를 구입할 엄두가 나지 않아 차라리 직접 만들어 보자고 결심을 했다고 한다. 당시 국내에서 유능한 엔지니어들을 채용하여 노력한 끝에 개발에 성공한 것이라고 했다. 반복된 노력의 성과로 30억대의 기계를 10분의 1 수준인 3억대까지 낮출 수 있었다. 

 

조 대표는 엔지니어를 잘 만나서 운이 좋았다고 말하지만, 그를 아는 주변에서는 메탈릭의 매력에 빠진 순수한 열정이 본업을 버리고 몸으로 맞선 성과였다는 것으로 평가한다. 갈수록 상승하는 인건비와 제조업의 열악한 환경에서 살아남을 길을 모색하기 위한 각고의 노력이 지금 3D 프린팅의 선두 주자로 만들어 주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회사의 발전 속도는 직원들의 학습 속도

조 대표는 기업이 발전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리더의 비전과 직원의 호응이라고 말한다. “회사의 발전 속도는 CEO가 갖고 있는 야망의 속도가 아니고 직원들의 학습 속도더라고요. 그러니까 어떻게든지 직원들을

 

학습시켜서 그 친구들이 해 나가야만 같이 발전을 한다는 것을 깨닫고 마음을 고쳐먹었죠.” 

 

씨와이오토텍(주)에서는 직원들의 학습을 위해 온라인 동영상 시스템을 구축했다. 해야 할 것들에 대해 동영상을 녹화해 프로그램들을 만든 것이다. 직원들은 이 비디오 동영상을 스스로 하루에 30분 정도씩 공부한다. 그리고 조 대표가 일주일에 한 번씩 시험을 본다. 몇 번을 풀든 상관없이 무조건 90점 이상을 맞아야 한다. 일손이 부족하고 늘 바쁘지만 직원들의 학습 속도를 높이기 위한 그만의 방안이다.

 

사업가로 시작했지만 함께 가는 경영인의 길을 택했고, 이제 그는 지역 경제에 기여하는 경제인으로 나아가고자 한다. “제가 할 수 있는 것을 나누고 싶어서 화성상공회에서 활동을 시작했고, 혼자서만 잘 되려는 생각을 내려놓으니 지역 경제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많다는 걸 알아가고 있습니다”

 

어려운 곳을 찾아가 도움을 주는 것이 자신에게 이윤이 생길 때보다 기쁘더라는 아름다운 계획을 말하는 그에게 돌틈에서 올라오는 들꽃 같이 강인하면서도 소박한 윤기가 흘렀다.

 

 

한국 제조업의 체질 개선 기여가 목표

조 대표가 자주 듣는 질문 중 하나는 금속 3D Printer를 고가에 팔 수 있는데 왜 고가에 팔지 않느냐라는 것이라고 한다. 조 대표는 “저처럼 새로운 아이템으로 전환하시고자 하는 고민이 있는 분들한테 이 적층 제조 기술이 굉장히 좋은 아이템이 될 수 있어요. 저희는 물론 설비를 갖고 있지만 그분들이 그걸 갖고 가면 할 수 있는 일들이 엄청 많거든요. 그러니까 그분들께 그 기회를 드리고 싶은 거예요. 가격을 일반 고급 가공기들하고 비슷하게 맞추어 그분들이 도전해 볼 수 있도록 한 것이죠. 저희의 적층 제조에 대한 2030년까지의 비전은 한국의 제조업의 체질 개선에 우리가 한번 기여를 좀 해보겠다. 이게 이제 새로운 목표인 거죠.”

  

 

3D 프린팅은 디지털 매뉴팩처링의 핵심

“결국은 남는 거는 싸게 만드는 것밖에 없는데 그렇게 해서는 살아남을 수 없죠. 인건비와 원가는 계속 올라가는데 더 싸게 만드는 건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생각한 게 제조업도 이제 ‘디지털 지적 재산권’으로 넘어가야 된다는 거죠”

 

회사 로고에 ‘제조업의 서비스화’를 담은 조준상 대표의 창의력은 제조업의 한계에서 오는 이윤 창출에 답이 있었다. 조 대표에게 제조란 ‘부품을 만드는 회사가 아닌 토탈 서비스 기업’이라는 평가는 여기서 비롯됐다. 

 

지적 재산권을 거래하는 플랫폼의 역할을 하는 것이 조 대표의 최종 목표다. 디지털 매뉴팩처링의 핵심이 3D 프린팅이 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도면을 갖고 오면 바로 만들어 낼 수 있고, 컴퓨터 네트워크를 이용해서 컨트롤하는 스마트 팩토리의 세상이 열릴 것을 기약했다. 

 

씨와이오토텍(주)가 올해 ‘3D 프린터를 위한 인공지능 학습용 데이터 구축 사업’의 40억짜리 국책 과제의 주관사로 선정된 것은 조 대표가 소프트웨어 전문가이자 적층 제조 전문가로 중간에서 코디네이션을 잘 할 수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올해 12월에 끝나는 이 프로젝트가 완성되면 모든 데이터를 공개하게 돼 있어서 이 방면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유용한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형품을 레이저로 만드는 과정 중에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열변형에 대해 소프트웨어로 역설계를 하여 보정을 하는 데 기초가 되는 데이터를 구축하는 매우 중요한 프로젝트이다.

 

 


취미도 항공 스포츠

조준상 대표의 어릴 적 꿈은 엔지니어였다. 뼛속까지 엔지니어이셨던 아버지의 사업 현장에서 자란 탓에 자연스레 그쪽으로 소질을 보였고 재미도 있었단다. 이후 단국대학교 서울캠퍼스 전기공학도가 되었고 유타주립대 졸업 후 직장생활을 했으나, 미래의 신지식에 대한 갈증이 생겨 40대 만학도로 성균대학교 박사과정을 수료 했다. 

 

미국에서 직장 생활을 하던 중, 부친의 요청으로 공장을 신축 중이던 인도로 가서 3년, 중국에서 1년 반 경험을 쌓으며 ‘세상에 있는 사람들이 나라마다 성격이 다 다르다’는 것을 온몸으로 배우고 국내에 들어와 씨와이오토텍(주)를 경영하게 되었다. 기업인들이라면 흔하게 해 볼 만한 골프에도 큰 흥미를 못 느끼고 그가 유일하게 빠져드는 취미는 스카이다이빙과 패러글라이딩과 같은 항공 스포츠다. 비행기에 덕질하던 그에게 우주를 목표로 하는 3D 프린팅은 임자를 잘 만난 일이 됐다.

 

 

 

디지털 지적 재산권 거래 플랫폼이 최종 목표

알에프메탈(주)의 사업 영역은 금속 3D Printer 제조와 지적 재산권 플랫폼으로 가는 것이고, 씨와이오토텍(주)은 플랫폼의 핵심인 디자인 전문 회사로 가는 것이라고 한다. 이러한 여정을 거치면서 매년 1천만원 정도씩 꾸준히 기부를 해 왔던 것을 이제부터는 좀더 적극적으로 공익사업에 뛰어들겠다고 한다. 

 

남에게 도움이 되는 부분에 좀 더 노력해 보자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단다. 남을 잘 도와주는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고 하는 조 대표에게 선한 영향력이 느껴진다.

신호연 기자 news@ih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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