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오피니언 > 기고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화성신문의 전문가 칼럼 화성춘추 (華城春秋) 155]
자율주행차처럼 스스로 행동하는 자녀
 
화성신문 기사입력 :  2022/07/01 [19:59]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 하수연 장안대학교 유아교육과 교수 / 교육학박사     ©화성신문

카페 옆 자리에서 어머니와 중학생으로 보이는 모녀의 대화가 들려왔다. 

 

“너도 조금 더 크면 운전을 배워야겠다.”

 

“엄마, 걱정 마! 뉴스에서 자율주행차를 강남대로에서 성공적으로 시범 운행했데. 내가 운전할 때쯤은 운전기술이 필요 없을 거야”

 

“그래? 차가 스스로 알아서 달린다고?”

 

“응, 복잡한 길도 차선 변경 잘하고, 신호도 잘 지키면서 스스로 운전한데.”

 

“얘, 차가 너보다 낫다. 너도 자율주행차처럼 스스로 잘하면 얼마나 좋을까?” 

 

운전이야기에서 자녀의 행동으로 화제가 급전환되었다. 어머니는 스스로 알아서 움직이는 자율주행차와 자녀를 비교하면서 아쉬워하는 표정을 보였고, 자녀는 갑자기 자신의 행동으로 연결되는 대화에 어이없는 표정을 지었다. 

 

사실 자율주행차의 발달 단계는 인간의 발달 과정과 유사하다. 운전자가 하나하나 운전해야 하는 단계에서 시작하여 시스템이 요구할 때만 운전하면 되는 조건부 자동화 단계, 특정 구간 내에는 운전자 조작 없이도 스스로 운전하는 고도 자동화 단계, 어느 구간이든 운전자 없이 완전히 스스로 움직이는 완전 자동화 단계로 나아간다. 이는 부모가 일일이 해주어야 하는 생애 초기단계에서 특정 영역은 아이 스스로 행동하는 단계를 거쳐 모든 영역에서 아이 스스로 행동하는 단계로 발달하는 것과 같다. 

 

스스로 알아서 잘 하는 아이! 어쩌면 모든 부모들의 바람일 것이다. 마치 복잡한 도로에 내보내도 알아서 잘 움직이는 자동차처럼, 험한(?) 세상에 내보내도 스스로 알아서 잘 행동하는 아이는 부모들이 부러워하는 꿈이다. 그러나 스스로 알아서 행동하지 않더라도 부모는 서운해 할 필요가 없다. 오히려 반가운 마음을 가져야 한다. 아이는 인간이지 기계가 아니기 때문이다. 자율주행차가 아무리 알아서 잘 움직인다고 하더라도 기계이고, 도구일 뿐이다. 

 

인간은 프랭클(Frankl)이 제시한 바와 같이 신체, 심리, 정신의 3가지 차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자율주행차는 인간으로 비유하면 신체와 심리를 가지고 있으나, 정신은 없다. 따라서 정신의 기능인 스스로 목적을 창조하는 능력이 없다. 자율주행차는 아무리 완전한 차체와 기계학습, 인공지능으로 척척 알아서 움직이지만, 스스로 목적지를 정하여 움직이지는 못한다. 자율주행을 하려해도 인간이 목적지를 설정해 주지 않으면 소용없다. 그러나, 인간은 스스로 목적지를 정할 수 있는 정신 기능이 있다. 

 

기계가 사고하는 능력은 최고 바둑 실력을 가진 인간을 이긴 인공지능 알파고에서도 증명되었다. 이는 더 이상 ‘생각하는 것’이 인간의 전유물이 아니란 것을 보여준다. “인간은 생각하는 갈대”라는 파스칼의 명언은, “인간은 생각하는 동물을 넘어, 의미를 창조하는 동물이다”라고 변경해야 할 시대가 되었다. 

 

따라서 자녀를 바르게 키우기 위해서는 스스로 의미를 창조하는 능력을 가진 정신을 살려 주어야한다. 자율주행차의 척척 알아서 움직이는 것을 부러워 할 것이 아니라 인간다운 인간으로 발달하도록 도와야 한다. 

 

정신은 허공에 떠 있는 것이 아니라 신체에 담겨 있으며 심리와 끊임없이 소통하므로 함께 발달시켜 주어야 한다. 박영태 교수는 「창의인성의 요소와 유아의 창의인성교육의 방향」이란 논문에서 신체, 심리, 정신이 발달하기 위해서는 각각 음식, 지식, 사랑이라는 영양소와 운동, 사고, 자유라는 활동이 필요하다고 하였다. 좋은 음식, 운동, 지식의 학습과 사고력 향상은 강한 신체와 건전한 심리를 형성하게 하여 세상에 잘 적응하게 돕는다. 그러나 단지 이 수준은 자율주행차와 유사하다. 자신을 스스로 통제하는 주인이 되지 못하고 타인의 지시에 따라 움직이는 도구가 될 뿐이다.

 

자녀를 스스로 주인이 되게 키우고 싶다면 음식, 지식과 더불어 사랑이라는 영양소를 제공하고, 운동, 사고와 더불어 자유의지를 갖고 활동 하도록 기회를 주어야 한다. 우리 부모들은 이 중 무엇을 빠뜨리고 있지 않은지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만일 무엇인가 빠졌다면 우리는 자녀 양육에서 허점을 보이는 것이다.

 

syhaaa@hanmail.ne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화성신문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인기기사목록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