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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호교수의 Leadership Inside 149]
측근을 만들고 싶은 리더의 심리
 
화성신문 기사입력 :  2021/02/08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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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영호 아주대학교 명예교수·수원시평생학습관장     ©화성신문

N씨는 공기업을 비롯하여 여러 기관의 장을 역임했다. 그는 가는 데마다 자신의 고등학교 후배들을 찾았다. 새로 대표를 맡게 되면 조직에 대한 사정도 알아야 하고, 자신이 하고자 하는 바를 열정을 가지고 추진해 줄 사람이 필요한데 그는 그것을 위해서 동문 후배들을 활용했다. N씨는 동문 후배들 덕분에 조직의 강점과 약점을 단기간에 파악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주요 인물들의 성향도 파악하여 ‘이 사람은 경계해야 할 사람’ ‘저 사람은 가까이 할 사람’ 이렇게 분류를 하여 효율적으로 관리를 해 나갈 수 있었다.

 

물론 N씨는 고교 후배들 하고는 술자리도 자주 갖고, 골프나 등산도 하면서 서로 친밀한 관계도 유지할 뿐만 아니라, 조직 운영에 대한 철학도 공유했다. 그런 가운데 후배들은 선배 N씨를 잘 따르게 되었고, 충성스럽게 일을 했다. 그 결과 N씨는 가는 데마다 단기간에 눈에 보이는 성과를 내고 또 다른 자리로 옮겨 가곤 했다.

 

N씨와 정 반대인 P씨도 계셨다. 그 분도 경력이 화려한 분인데 그 분은 본인 주변에 특별한 사람을 두는 것을 극도로 경계했다. 여러 기관의 장을 지냈지만, 자신이 데리고 가는 사람도 없을 뿐만 아니라, 그 기관에서 연고자를 특별히 찾는 법도 없었다. 물론 이심전심으로 후배나 지인들이 도와주기는 하지만, 그는 그런 분들과 사적으로 얽히는 것을 극도로 자제했다. 그러다 보니 새로운 조직에서 그가 성과를 내는 데는 시간이 걸렸다.

 

리더십 학자들이 연구를 해 보니, 리더마다 자신의 스타일이 있었다. 대표적인 것이 ‘과업지향적인 스타일’이냐 ‘관계지향적 스타일’이냐 하는 것이다. 과업지향적인 리더는 부하의 개인적인 사정은 뒷전에 두고 일 위주로 챙긴다. 반면에 관계지향적인 리더는 일도 일이지만, 부하와의 인간관계에 신경을 많이 쓰고, 개인적인 배려를 많이 한다. 그런데 자세히 들여다  보니 리더가 물론 평균적인 스타일을 가지고 있지만, 부하가 어떤 부하냐에 따라 스타일이 정반대로 바뀌는 경우도 많더라는 것이다. 이런 현상을 리더-멤버 교환관계(LMX: leader-member exchange)라고 한다.

 

아무리 과업지향적인 리더라 하더라도 일부 부하들에게는 관계지향적으로 대하고, 반대로 아무리 관계지향적인 리더도 부하 직원 중 일부하고는 과업지향적으로 대한다는 것이다. 어떤 경우든 리더는 부하들을 대개 두 부류로 나눈다. 은밀하며 친하게 관계를 유지하는 ‘내집단(in-group)’과 공식적이며 거리를 유지하는 ‘외집단(out-group)으로 나누는 것 말이다. 물론 내집단 하고는 자주 만나고, 허심탄회 하게 상의도 하고, 따끈따끈한 사내 정보도 미리 준다. 그런데 외집단 하고는 공식적인 자리에서만 만나고, 데면데면한다.

 

부하들이 실력도 다르고, 업무 상황도 다르기 때문에 리더가 부하들을 똑같이 다루는 것은 옳지 않다. 공자님도 인에 대해 설명할 때 물어보는 제자에 따라서 다 다르게 이야기했다. 어떤 때는 정 반대되는 이야기도 한 것이다. 그런데 이런 것이 아니라 순전히 개인적인 연고나 편의 또는 정치적인 의도로 편을 가를 때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N씨처럼 조직원들을 편애하고, 사적 관계로 엮다보면 부작용이 커진다. ‘사내 정치’가 만연하게 되는 것이다. 직원들이 본연의 일을 열심히 하기보다는 점수를 따고 줄을 서기 위해 움직이게 된다. N씨는 그래서 그 분이 조직을 떠난 후 항상 후유증이 컸다. N씨가 해 놓은 것을 뒤집기도 했고, 조직은 사내 갈등으로 내홍을 겪게도 되었다.  

 

리더가 조직을 다스리다 보면, 자신의 뜻을 빨리빨리 알아듣고 일을 잘 해오는 사람이 있다. 그런 사람에게 자꾸 일을 시키게 되고 또 친하게 대하게 마련이다. 조직이 은연중에 내집단과 외집단으로 구분되게 된다. 그런데 내집단이 리더와의 친분을 내세워 권력을 행사하거나 비윤리적인 행동을 할 때 문제가 된다. 내집단 사람들이 친인척이거나 학교 후배인 경우 이런 문제가 더 심각해진다. 내집단 중에서도 리더의 권력 핵심에 가까이 있는 측근이 등장하게 된다. 측근이 생기면 리더는 점점 고립되게 되고, 조직이 겉과 속이 다르게 된다. 결국 경영진이 부패하게 되고 비윤리성이 커진다.  

 

리더는 측근을 두고자 하는 유혹에 빠진다. 측근은 은밀한 정보를 갖다 주고, 또 신속하게 움직이며, 자신의 사적인 일도 도와준다. 심지어는 안 되는 일도 되게 한다. 그러나 이런 달콤한 측면 너머에 조직을 병들게 하고 리더십의 기반을 흔드는 독을 키운다. 측근은 양면의 칼이다. 상대를 겨누는 칼인 동시에 나를 겨누는 칼이기도 하다. 리더도 사람인지라, 사적인 정에 끌릴 수 있다. 그러나 가까운 사람에게 더 엄격히 대해야 한다.         

 

 choyho@ajo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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