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자영업 현황에 따르면 총 자영업자 553만 1,000명 중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137만 2,000명이다. 전년 대비 16만 5,000명 줄었다. 1997년 12월 발생한 외환위기 이후 22년 만에 가장 많이 줄어든 수치다. 반면 같은 기간 고용원이 없는 ‘나 홀로 자영업자’는 전년 대비 9만 명 늘었다.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가 줄어들고,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가 늘어나는 현상은 2019년부터 2년째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2020년도엔 그 정도가 전년 대비 심화됐다. 2019년에는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 감소폭은 11만 4,000명,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 증가폭은 8만 1,000명이었다.
2019년 최저임금 상승으로 고용원을 내보내기 시작한 자영업자들이 지난해 코로나 직격탄을 맞고 비용 절감을 위해 알바부터 내보낸 것이다. 코로나19에 따른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으로 손님 발길이 끊기면서 매출이 반 토막 나거나 3분의 1로 떨어져 비용을 줄이지 않으면 더 이상 버티기가 힘들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인 자영업자’가 큰 폭으로 늘었지만, 월세도 못 버는 자영업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결국 자영업자의 금융권 대출 규모가 빠르게 늘었다. 금융 리스크가 확대되는 등 자영업자를 둘러싼 환경이 갈수록 악화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11월 말 기준 보험, 새마을금고, 상호금융 등 제2금융권의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154조 177억 원으로 2019년보다 17.3% 증가했다. 이는 같은 기간 은행 대출 증가율 13.2%와 비교하면 빠른 증가 속도다. 지난해 11월 기준 전체 금융권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550조 6,171억 원에 이른다.
현재 우리나라 자영업자들은 주택 담보 대출이나 개인 신용 대출로 돈을 빌리고, 사업자등록증을 이용해 기업 대출인 개인사업자 대출로도 돈을 빌릴 수 있다. 통계에 드러나지 않은 대출까지 고려하면 자영업자들이 진 빚이 더욱 많을 것이다. 퇴직금과 대출에 영혼까지 끌어 모은 자영업자들이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는 형국이다.
권칠승 신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재난지원금을 지급하듯 자영업 손실을 보상하는 방법과 자영업 손실보상을 법제화하는 방안이 동시에 강구돼야 한다고 수차례 강조한 바 있다. 권 장관이 강조한 것은 ‘속도’였다. 5일 장관으로서 첫 출근하던 날 보낸 문자에서도 소상공인이 재도약할 수 있도록 열과 성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자영업자들은 벼랑 끝에 서 있다. 조치는 늦기 전에 나와야 한다. 물론 국민이 납득할 만한 수준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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