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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호교수의 Leadership Inside 140]이제 데이터로 말하라
 
화성신문 기사입력 :  2020/11/27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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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영호 아주대학교 명예교수·수원시평생학습관장

필자는 한동안 사는 아파트에서 동대표를 했다. 6년 동안 동대표를 하는 사이에 2년은 회장을 했다. 그 때 이야기다. 입주자들 중에 매달 내야 하는 관리비를 연체하는 분들이 많았다. 4개월 이상 연체하는 분들을 장기 연체자로 분류하는데 이들 비율이 다른 아파트 보다 높다고 외부 감사로부터 지적도 받았다. 관리소장에게 이 문제를 상의하였더니 그는 ‘계속 최고장을 보내고 있지만 어쩔 수 없다’고 이야기하였다, 

 

그래서 매달 열리는 동대표 회의에 장기연체자 비율을 항상 보고하도록 하였다. 그 숫자가 점점 내려가더니 처음 30%에 가까운 비율이 한 자리 수로 떨어졌다. 무슨 방책으로 그런 일이 생겼느냐고 관리소장에게 물었다. 그는 ‘신경을 더 썼습니다.’고 이야기할 뿐이었다.

 

또 어느 조선소에 자문을 할 때다. 현장 근무자들의 근태가 문제가 되었다. 12시부터 점심시간인데 그 이전부터 작업이 느슨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6시 퇴근 시간도 마찬가지였다. 5시 반부터는 이미 파장 분위기였다. 이러한 문제에 대해서도 여러 차례 공고도 하고 ‘관리철저’를 당부했었다. 그러나 별 변화가 없어 보였다. 문제는 이런 현상에 대한 정확한 데이터가 없다는 데 있었다. 어디서 몇 명이나 어떻게 작업 해태를 하고 있는 지 알 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러던 중에 드디어 결정적인 데이터를 찾았다. 현장의 전기사용량을 분 단위로 그려본 것이다. 11시 30분부터 전기사용량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었고, 저녁에는 5시부터 전기사용량이 현저히 줄고 있었다. 일을 덜 하고 있다는 물증이었다. 그 자료를 근로자들에게 공개하였다. 상황은 금방 개선되었다.

 

이게 데이터의 힘이다. 데이터는 숨겨진 문제를 드러나게도 하고, 잘못된 인식을 고쳐주기도 하고 나아가서는 전략적 선택을 가능하게도 한다. 

 

한번은 방송에서 자녀 교육 상담을 듣고 있는데 이런 이야기가 나왔다. “선생님, 우리 아이는 하루 종일 짜증을 내요.” “아 그러세요? 힘드시겠어요. 그럼 지금부터 내일 이 시간까지 아이가 짜증낼 때마다 표시를 해서 몇 번이나 짜증을 내는지 한번 세어 보시고 저희에게 말씀을 해주세요.” 그 다음날 그 어머니는 이렇게 이야기하는 것이었다. “선생님, 제가 실제로 세어 보니 우리 아이가 그렇게 짜증을 많이 내는 게 아니었어요.” “네. 몇 번이나 냈습니까?” “3번 정도요.” “그럼 그렇게 큰 문제는 아니네요.”“그런 것 같아요.” 그렇게 해서 상담이 끝나버렸다. 데이터가 왜곡된 인식을 고쳐준 것이다.

 

지난 11월 2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5차전에선 희한한 일이 벌어졌었다. 2회 두산의 선두타자 김재환이 때린 타구가 1·2루수 사이를 뚫고 지나가고 있었다. 그런데 그 공이 3루수인 박석민에게 잡혔다. 박석민은 자신의 자리인 3루는 비워두고 1·2루수 사이에 와 있었던 것이다. 여기에는 그럴만한 데이터가 있었다. 김재환이 올 시즌 주자가 없을 때 오른쪽(66개)으로 공을 날릴 확률이 왼쪽(56개)이나 중간(48개)보다 높았다. 여기에 근거해서 아예 3루수 수비를 포기하고 1루와 2루 사이의 수비망을 더 촘촘히 한 것이다. 이 전략이 적중했고, 결국 NC가 5차전을 5대 0으로 이겼다. 그 기세를 몰아 6차전 역시 승리함으로써 NC다이노스는 창단 9년 만에 한국 정상에 오를 수 있었다.

 

그동안 데이터 야구를 강조하던 NC가 한국 야구의 정상에 오름으로써 데이터 야구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미국 메이저 리그에서 데이터 야구를 주도한 머니볼(Money Ball)의 주인공 빌리 빈(Billy Beane)은 1998년 무명의 감독으로서 약체 팀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단장을 맡아 그 팀을 최고의 팀으로 끌어올렸다. 이번에 NC를 이끈 이동욱 감독도 빌리 빈과 비슷한 처지였다. 그도 무명이었으나 학구열이 있었고 데이터를 겸허하게 받아들였다. 이 감독의 이런 마인드에 더하여 게임 회사인 구단 넥슨이 개발한 소프트웨어 트랙맨도 한 몫을 했다. 

 

이제 데이터가 중요한 시대가 되었다. 데이터를 다룰 줄 알아야 하고 데이터로 소통할 줄 알아야 한다. 데이터는 마치 광물과 같다. 정제를 잘하면 보물이다.         

 

 choyho@ajo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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