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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소중한 화성시 문화재, 이제는 지켜야
 
화성신문 기사입력 :  2020/11/14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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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됨으로써 가치를 인정받은 융·건릉은 사도세자가 묻힌 융릉과 아들인 정조가 묻힌 건릉을 통칭하는 말이다. 정조의 효심으로 인해 서울 휘경동에 있었던 사도세자의 묘는 최고의 명당이라 여겨진 지금의 화성시로 옮겨졌다. 

 

누워 있는 용이 여의주를 희롱하는 형국이라는 ‘반룡농주형(盤龍弄珠形)’의 지세인 융·건릉은 조선시대부터 명당 중 명당으로 인정받았다. 실제로 선조와 효종의 승하 시 왕릉으로 꾸미는 것을 고려했었고 고산 윤선도로부터 최고의 격찬을 받기도 한 지형이다. 이 때문에 지리학이나 풍수지리 사상을 연구하기 위한 사료와 문화재로서의 가치가 매우 높다. 

 

이 뿐이 아니다. 왕릉 숲길은 도심 근처에서 울창한 숲 경관을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융건릉에 들어서면 도심에서 보기 드문 웅장한 소나무 숲길이 청량감을 준다. 융릉과 건릉을 둘러싼 3,900m에 달하는 참나무숲은 소나무와 참나무가 우거져 시민들의 큰 사랑을 받아왔다. 여유롭게 걸어 1시간이 안 되는 코스여서 가벼운 산책에 제격이다. 천연 향균제인 피톤치드가 방출돼 숲길 2km만 걸으면 우울, 피로 등 부정적 감정을 70% 이상 감소시키고 면역력도 증진된다는 국립산림과학원의 조사 결과도 있다. 코로나19 시대를 맞아 융·건릉의 효용성은 더욱 커졌다. 

 

그러나 이처럼 다양한 분야에서 큰 가치를 지난 융·건릉이 주변 개발로 인해 훼손되고 있어 우려를 금할 수 있다. 

 

태안3지구 원주민 대책위원회와 김효상 화성시의원에 따르면, 화성 태안3지구 개발로 인해 실제 융릉의 정문으로 여겨지는 지역이 상업지구로 개발될 우려가 있다. 여기에 명당을 구성하는 무덤을 모시는 주산(主山), 좌청룡(靑龍), 우백호(白虎), 분묘 맞은편에 위치한 안산(案山)의 조화가 깨지고 있어 더욱 큰 문제다. 이미 1970년대 안산이 헝클어진데 이어 이제는 좌청룡 지역이 단독주택단지 개발로 훼손되고 있다. 명당으로서 융·건릉의 효용성을 잃게 된 것이다. 

 

태안3지구 지역민들은 지역의 문화재 발굴 등으로 인해 오랫동안 개발이 지연되며 재산상 큰 피해를 입었다. 이제야 개발이 본격화되고 있는데, 태안3지구 개발을 중단시킬 수는 없는 노릇이다. 다만 좌청룡 지역과 융릉의 정문 즉 재실 위치를 보존해 제대로 된 역사 사료를 우리 후손에게 물려줄 필요가 있다. 

 

“학계, 언론, 시민들이 모두 관심을 가져주셔야만 전대미문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파괴를 막을 수 있다”고 호소하는 원주민들의 목소리에 우리 모두가 답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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