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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신문의 전문가 칼럼화성춘추 (華城春秋) 67]준비 없이 도착한 세상, 교육 패러다임의 변화
 
화성신문 기사입력 :  2020/07/27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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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구 광신중학교 기술교사, 뚝딱이쌤     ©화성신문

작금의 코로나-19 사태로 변화를 겪고 있는 분야 중 하나는 학교 교육 현장이다. 사상 초유의 온라인 개학을 시작으로 고교 3학년생은 매일 등교 수업을, 학교급에 따라 학년별·학급별 격주 등교로 학사 일정이 운영되고 있다. 등교 시에 발열 체크를 하고 학생과 교사 모두 항상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했으며 급식실에 칸막이도 설치했다. 우리나라 교육 역사상 처음으로 전국의 모든 학교가 온라인 수업 체제로 전환한 이래, 등교 수업과 원격 수업(비대면)이 병행되는 이른바 ‘블렌디드 러닝(Blended Learning, 혼합형 학습)’ 체제로 전환되는 상황을 맞이하였다. 이처럼 먼 미래 일로만 여겨졌던 스마트기기를 이용한 원격 수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이다. 

 

예상치 못하고 맞이한 현실 속에서 강의 위주의 단방향 원격 수업이 본격화하자 학생·학부모 사이에서 “수업 내용이 부실하다”, "학교생활 기록부를 채워야 하는데 쌍방향 수업이 없어 발표·토론할 기회가 없다"는 등의 불만도 쏟아졌다. 디지털 콘텐츠를 활용한 수업을 하게 되어 걱정도 많았으나 다행히 이제는 학생들도 교사도 어느 정도 적응한 것 같다. 학교 현장은 모든 선생님이 함께 콘텐츠 제작, 온라인 피드백 등을 고민하고 협력하며 멋진 수업을 만들고 있다. 또한, 교원 학습 공동체가 활성화되어 교육의 본질이 무엇인지, 수업이 어떠해야 하는지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있다. 교실에서는 질문하기 부끄러워하던 학생들이 온라인상에서는 더 활발히 질문하는 등 쌍방향 원격수업의 긍정적인 면도 나타났다. 반면 학생들이 서로 친해지고 어울릴 기회가 부족하기 때문에 ‘관계 맺기’는 훨씬 어려워지고 있다. 비대면 수업의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인간적인 접촉의 상실이나 정보의 격차, 동기 유발 저하, 나 홀로 학습에 대한 두려움 등은 면대면 교육에서의 상호 보완이 절실한 것이 자명하다. 

 

이처럼 학교 교육 현장은 준비 없이 도착한 새로운 세상에 조금씩 정착(定着)하고 있다.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하여 수업과 평가의 방식도 달라지고 있고, 교사에게 요구되는 역할도 다양해지는 등 교육 현장의 모습이 바뀌고 있다. 이제 온라인 교육과 대면 교육을 어떠한 방법으로 효과적으로 활용할지 고민해야 할 때이다. 

 

우리는 이제 더이상 물리적 공간에 제한받지 않는 이동이 자유로우면서 서로 연결되어 있는 지구촌 세상에 살고 있다. 교육학자 마리아 몬테소리는 “교육은 더이상 지식 전달에 주력할 게 아니라 새로운 길을 택해 인간 잠재력을 발산하게 해야 한다.” 라고 했다. 백신 개발과 종식 시기를 알 수 없는 상황에서도 학교는 학생들이 새로 알게 된 사실과 비판적이고 창의적인 사고 능력을 결합해서 궁극적으로 새로운 것을 발견하고 이해하고 만들고 성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다가올 미래 교육의 패러다임은 현재의 4차 산업 혁명의 다양한 기술을 이용해서 오늘날 학생들의 요구에 더 잘 부응하도록 개인 맞춤형 학습 경험을 제공할 것인가에 대한 연구, 도전과 변화가 필요하다. 따라서 온라인 교육의 확산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새로운 기회의 장을 열 것이다. 이에 정부에서도 스마트 교육 예산을 더 확보하고  언택트(Untact·비접촉 비대면) 산업과 에듀테크 기업 육성도 적극적으로 지원할 때 K-팝에 이은 'K-에듀케이션'의 가능성도 조심스레 기대해 본다.  

 

교육의 패러다임을 바꾼다는 것은 교사의 역할을 변화시킨다는 뜻이다. 교육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해서 학생, 교사, 부모, 사회를 신경망처럼 연결하고, 학교가 창의성과 혁신적 사고를 키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학생들은 손으로 경험하고 창작하고 발견하고 만들어낼 수 있어야 한다.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 중 “큰 배를 만들게 하고 싶다면 나무와 연장을 주고 배 만드는 법을 가르치기 전에 먼저 바다에 대한 동경을 심어 줘라. 그러면 스스로 배 만드는 법을 찾아낼 것이다.”라고 하였다. 모든 교사의 최종 목표는 아이들에게 내재된 열정과 독특한 재능을 알아보고 아이들 스스로 동기를 찾도록 도와주는 역할이어야 하는 것이다. 교육의 패러다임은 여기서 출발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lmgsky@sen.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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