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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화의 심리칼럼] 꽃향기
 
화성신문 기사입력 :  2020/07/13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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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정화 상담학박사 마음빛심리상담센터장     ©화성신문

 올해 피어난 꽃은 작년에 피어난 꽃과 다르다. 작년에 핀 꽃향기와 올해의 꽃향기는 다르다. 만약 지금 유독히 향이 강하고 활짝 핀 꽃잎이 있다면 얼굴을 지그시 기대고 향을 맡아 보라. 작년과 다르고 또 어제와 다른 자신만의 이야기를 들려줄 것이다. 꽃이 들려주는 자신만의 이야기를 빛깔과 향기로 전해줄 것이다. 

 

여기에는 기나긴 추운 겨울을 지나온 인고의 견딤이 있고 땅속 깊은 벌레들로부터 자신을 지키고자 했던 뿌리의 강인함이 있다. 뜨거움과 차가움 그리고 세찬 비바람과 눈보라를 이겨낸 존재 자체로서의 생명의 소리가 있다. 

 

때론 긴 가뭄으로 타는 갈증을 해결하고자 머나먼 길을 뻗어 내려가는 뿌리의 끈기가 있고 흠뻑 젖다 못해 썩을 수도 있는 장마와 습기에서 견뎌낸 자기 보호의 자아강도가 있다. 

 

이 모든 것으로부터 잘 버티고 견뎌온 이 꽃은 그냥 꽃이 아니다. 자연의 위대함이요 자연의 일부인 생명이다. 모양이 같다고 작년의 그 꽃과 똑같지 않다. 크기가 변함이 없다고 예전의 그 꽃이라 할 수 없다. 분명 오늘 핀 꽃은 어제와 다르고 오늘 피어내는 향기는 또 어제와 다르다. 

 

그런데 사람은 자신이 붙들고 있는 생각이나 행동이 예전과 다르지 않다. 자신의 입에서 나오는 말들은 작년과 그다지 변한 것이 없다. 아니 몇 년 전 또는 수 십 년 전 가치관을 그대로 붙들고 오늘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어떤 이는 보수적이고 가부장적인 개념을 붙들고 현재의 결혼생활을 주장하며 살아가고 있다. 어떤 이는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인 미성숙한 상태를 고집하며 가족을 힘들게 하는 사람도 있다. 또한 인간관계에서 자신이 갖고 있던 오래된 사고방식을 고집하며 결코 변하지 않겠다고 소리치며 살아가는 사람이 있다. 

 

과거로부터 헤쳐 나와 끊임없이 변화해가는 삶이 우리 인생이다. 올해의 꽃을 피우며 더 깊은 향기를 내기 위해 사계절의 희로애락(喜怒哀樂)을 모두 겪고 있는 한 송이 꽃을 보라. 그리고 우리 인간의 현재의 삶을 보라. 마치 죽은 나무처럼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자신은 아름다운 꽃을 피우고자 욕심만 내고 있을지도 모른다.

 

인간도 자연의 일부이다. 자연은 변화를 안다. 이러한 변화에는 끊임없이 깊어지고 넓어지는 생명의 메시지에 우리는 함께해야 한다. 변화에 적응하지 않고 자신만 옳다고 고집하여 타인을 아프게 하는 사람은 죽은 나무에서 꽃이 피고 향기가 나기를 바라는 것과 같다. 

 

우리는 자신의 성취를 위해 책임과 의무를 다해야한다. 그런 다음 깊고 진한 생명력의 향기를 뿜어낼 수 있다. 우리는 삶에 대한 안내를 한 송이 꽃에게 물어보고 배울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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