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광고
광고
오피니언 > 기고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윤정화의 심리칼럼] 새 차
 
화성신문 기사입력 :  2020/07/06 [09:20]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 윤정화 상담학박사 마음빛심리상담센터장     ©화성신문

우연히 식탁위에 올려 진 새 차의 견적서를 보게 된다. 한 달 전부터 동생이 아빠에게 졸랐던 그 차가 맞다. 순간 머리끝이 삐죽 솟고 가슴 깊은 곳에서 화가 치밀어 오른다. 견적서를 들고 동생방으로 뛰어가 너는 아직 대학생인데 새차가 왜 필요하냐며 소리를 질렀다. 동생은 소리지르는 형을 쳐다보고는 어이없다는 듯 웃는다. 그리고 형이 뭔데 상관하냐며 방에서 나가라고 소리친다. 형은 동생의 비웃음에 더욱 화가 나 더 크게 소리를 지르고 방문을 쿵 닫고 나간다. 형으로부터 화가 난 동생은 옆에 있던 야구방망이를 들고 거실로 뛰어나간다. 위기를 느낀 형이 급하게 자신의 방으로 뛰어 들어가 방문을 잠궈버린다. 동생은 화가 가시지 않아 형의 방문을 야구 방망이로 두들기며 문을 열라고 소리친다. 형은 동생이 방문을 부수고 들어와 자신을 죽일 수도 있다는 생각에 경찰서로 전화를 한다. 잠시 후 경찰들이 집안으로 들어오면서 상황은 종료된다. 

 

소식을 듣고 회사에서 집으로 달려온 부모는 둘째 아들의 새차 사는 문제로 사건이 일어났음을 알게 된다. 부모는 큰 아들에게 형이니까 동생을 이해하라고 한다. 큰 아들은 삼십 년 가까이 참아 온 억울함이 터지기 시작한다. 언제나 “형이니까 양보해라, 형이니까 참아야지’ 라는 소리가 이제는 듣기 싫다고 미친 듯 소리친다. 심지어 어릴 때 친지들로부터 용돈을 받으면 ‘동생한테 양보해야 돼’,  ‘형이니까 동생을 보살펴야해.’ 라는 말을 들으며 자랐다. 큰 아들은 대학생이 될 때까지 하고 싶은 말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동생이 청소년 시기 반항아로 살아갈 때, 큰 아들로서 동생으로 인한 부모의 마음고생이 안타까워 자신은 부모님이 원하는 대로 얌전히, 그리고 동생에게 양보할 수 있는 것은 양보하며 살아왔다. 

 

그런데 동생이 대학생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변하지 않는 동생과 부모의 모습을 본다. 나중에는 부모가 동생에게 끌려가는 것이 아니라 동생을 자신보다 더 사랑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한다. 동생은 대학생임에도 불구하고 명품 옷에 친구들과 각종 동아리활동으로 아빠로부터 지속적으로 과한 돈을 받아가는 것을 보게 된다. 큰 아들은 꼭 필요한 것 외에는 과하게 부모로부터 돈을 요구하지 않았던 것이 억울하다. 마치 자신만 부모로부터 필요한 것을 제공받지 않아도 되는 존재 같다. 

 

그리고 자신은 부모로부터 중요하지 않은 존재 같아 그동안 억울하게 참아왔던 분노가 올라온다. 큰 아들은 자신도 새 차가 필요하다고 아빠에게 말한다. 아빠는 큰 아들이 평소처럼 얌전히 있어야 되는데 이해할 수 없다며 무시한다. 동생은 학생인데 왜 필요하냐고 반문하자 아빠는 제대로 대답하지 못하고 얼버무렸다.  

 

어릴 때부터 자녀를 향한 부모의 일관되지 않은 양육태도와 무질서한 경제적 소비는 자녀로 하여금 건강하지 않는 삶의 태도를 형성하게 할뿐만 아니라 형제간에도 서로를 갈등관계로 만들게 된다. 부모는 자녀를 대할 때 일관성 있는 태도를 갖고 위엄과 부드러움으로 자녀를 대해야한다. 

 

무엇보다도 부모는 일상생활의 삶에서 언행이 자녀에게 본이 되어야한다. 이럴 경우 부모의 말에 힘이 있고 자녀는 부모를 존경하게 된다.

 

 www.maumbit.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화성신문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인기기사목록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