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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 수원군공항 화성 이전, 정말 필요한가? ➍ [르포] 민심을 듣다
보상 노린 일부만 이전 찬성, 매향리의 아픔 잊지 않아/ 여론조사 반대의견 3번 연속 70%↑, 지역민심은 압도적
 
서민규 기자 기사입력 :  2020/06/15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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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17년 3월 경기도청앞에서 있었던 수원전투비행장 반대시위 모습.     ©화성신문

 

 

 

▲     ©화성신문

 “그때의 폭격 소리가 평생 잊혀지질 않아요.”, “이처럼 아름다운 곳에 그런 아픔이 있었다는 것이 믿어지십니까?”, “지금의 아름다운 모습이 우리 자손들에게 이어지길 바랄 뿐입니다.”

 

남양, 우정, 장안 등 화성시 서남부권에서 살아온 주민들이 지금의 아름다운 해안가를 바라보면서 반드시 거론하는 얘기가 있다. 바로 반 세기 가까이 전쟁의 상흔으로 남았던 매향리 이야기다. 

 

우정읍 매향리는 무려 54년간이나 미 공군의 폭격훈련장으로 사용됐다. 지금은 아시아 최대 규모의 유소년 야구단지인 ‘화성드림파크’와 평화생태공원으로 탈바꿈했지만 고향을 지켜온 주민들에게는 아픔으로 가득한 곳이다. 계속되는 비행기 소리와 폭격음으로 인한 이명으로 고생하는 주민이 여전한 곳도 바로 이곳이다. 

 

매향리 김OO 주민(남, 73세)은 “어느날 시작된 전투기 운행과 폭격으로 인해 소음은 당연한 것인줄 알았는데 미 공군 폭격장이 폐쇄되면서 새로운 세상이 열렸다”면서 “절대로 이같은 고통을 우리 후손들에게 넘겨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평생을 매향리 폭격장으로 인해 고통을 겪고 인생 후반에 들어선 이들에게 또 다시 청천벽력같은 소리가 들려왔다. 매향리에서 멀지 않은 화옹지구에 수원 군공항이 이전할 수도 있다는 소식이었다. 

 

지금도 평택, 오산 등지를 오가는 전투기 소리가 들려올때면 옛 고통을 떠올리는 매향리 주민들은 또 다시 지옥과 같은 고통이 찾아오지나 않을까 하는 우려에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이처럼 평생에 걸쳐 소음고통을 겪어온 이들에게 화옹지구의 수원군공항의 예정이전후보지 선정은 비극 그 자체였다. 흔한 ‘여론’은 아무 의미가 없는 일이다. 

 

전만규 매향리주민대책위원장은 “매향리 3,000여 명의 주민들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수원군공항의 화옹지구 이전에 절대 반대하고 있다”면서 “평화의 상징으로 다시 태어나고 있는 화성 서해안을 지키는데 모두가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오히려 이곳으로 견학을 오고 있는 수원시민들에게 이같은 사정을 설명하면, 하나같이 공감하며 수원군공항의 화성 서부 이전을 반대하곤 한다”고 강조했다. 

 

화성 최고의 곡창지대인 남양만을 지키고 있는 주민들의 마음도 매향리 주민과 같다. 남양만은 가을녁 익어가는 아름다운 풍경으로 인해 ‘남양황라’가 화성8경의 1곳으로 꼽히는 곳이다. 농사를 천직으로 알고 아버지, 할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땅을 경작하는 농부들은 가을이면 수확의 기쁨을 누리면서 삶에 대해 감사하곤 한다. 그러나 수원군공항이 이전해올수도 있다는 소식에 아름다운 ‘남양황라’ 를 잃어버릴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평생 고향을 지켜온 이들에게 역시 ‘여론’은 아무 의미가 없는 일이다. 

 

장안면 김OO주민(남, 65세)은 “남양만과 화성 서부 해안은 어려서부터 친우, 가족과 함께 해온 고향”이라면서 “누군가의 삶의 터전을 없애려는 수원시를 규탄한다”고 말했다. 

 

이들 이외에도 화옹지구를 지키려는 화성서부권 시민들의 목소리는 끝없다. 무엇보다 매향리의 아픔을 다시 느끼지 않게, 내가 자란 아름다운 고향을 후손들에게 고이 물려주기 위해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이다. 

 

벌써 3년째 수원군공항 반대운동에 나서고 있다는 박OO(여, 71세) 주민은 “내가 아니면 누가 우리의 고향을 지켜줄 것인가”라며 “반드시 우리 후손들에게 아름다운 고향을 그대로 돌려주겠다”고 말했다. 

 

홍OO 주민(남, 63세) 역시 “나중에 우리 후손들이 왜 이토록 환경을 훼손했냐고 하면 무엇이라고 답을 해줄 것이냐”면서 “부끄럽지 않은 아버지, 어머니가 되기 위해 수원군공항의 화옹 이전을 반대한다”고 말했다. 

 

화성시 서부권은 전원생활을 꿈꾸는 이들에게 각광받는 전원주택지구로 성장하고 있었다. 그러나 수원군공항 예비이전후보지로 화옹지구가 선정되면서 쓰레기매립장, 대형축사 등 혐오시설이 몰려오는 아수라장이 됐다. 여기에 보상을 노리는 벌집주택과, 일부 군공항 이전 찬성측과 주민들의 반목까지 이어지면서 부작용이 끊이지 않고 있다. 

 

수원군공항 이전을 찬성하는 측은 여론을 강조한다. 수원군공항 이전을 찬성하는 이들도 많은 만큼 여론을 감안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부 서부권 주민들과, 현재 수원군공항으로 인해 피해를 입고 있는 동부권 주민들이 화옹지구 이전에 동조하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실제로 수원전투비행장을 화성시 화옹지구로 이전하는데 대한 화성시민의 반대 여론은 여전하다. 

 

화성시가 지난해 11월15~18일 화성시 거주 만 19세 이상 성인 남녀 1,2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반대의견이 71%로 찬성 24%를 압도했다. 이는 지난해 4월과 2018년 10월에 이어 3회 연속 반대의견이 70%를 넘긴 것이다. 

 

이러한 여론조사 결과는 차치하고서라도, 아픔으로 점쳐진 매향리 주민에게, 천혜의 환경을 지켜 후손들에게 물려주자고 하는 남양반도 주민들에게 ‘여론’은 아무 의미가 없다. 아름다운 서해안이 바로 그들의 삶이기 때문이다. ‘민심’은 아픔을 겪는 이들의 목소리다. 이득을 얻으려고 하는 이들의 목소리가 아니다.

 

▲     © 화성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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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규 기자 news@ihsnews.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화성신문
 
화성주민 20/06/30 [08:33] 수정 삭제  
  봉담, 정남지역 주민들은 비행장 이전을 대부분 찬성하는건 알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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