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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 수원군공항 화성 이전, 정말 필요한가? ❸ 민군통합공항 건설, 천혜 생태환경에 미칠 영향은?
화옹지구는 생태자원 寶庫, 군공항 이전 주장은 ‘허튼 소리’
화성 갯벌은 ‘황금알 낳는 거위’, 30년 경제가치 6조6,000억
수원시 ‘내로남불’ 행태 빈축… 말로는 환경 보전, 뒤로는 ‘방해’
 
김중근 기자 기사입력 :  2020/06/05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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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성호의 광활한 경관 위로 새들이 날고 있다.     © 화성신문

 

 

 

 


수원군공항의 화성 이전을 추진하는 사람들이 들고 나온
민군통합공항이 그들의 주장대로 화성시 화옹지구에 건설된다면 인접한 생태환경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화성시의 의지와 상관없이 수원군공항 예비이전후보지로 일방적으로 선정된 화옹지구 인근 지역은 서해안, 화성호, 연안습지, 내륙습지 등이 위치해 있어 생태 자원의 보고(寶庫)로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는 곳이다.

 

수원군공항 예비이전후보지로 거론되는 화옹지구 간척지는 화성호 일원의 일부다. 2002년 화성시 서신면 궁평리와 우정읍 매향리를 연결하는 길이 9.8의 방조제가 완공되면서 인공호수인 화성호가 형성됐고, 물을 빼내 육지로 만드는 간척사업을 통해 화옹지구 간척지가 조성됐다. 식량생산 경작지 조성을 목적으로 조성된 화옹지구 간척사업에는 정부 예산 약 1조 원이 투입됐으며, 현재 90%의 경작지 조성 진척률을 보이고 있다.

 

44종의 조류(최대 97,000개체)가 철을 따라 찾는 화옹지구는 보존가치가 매우 높은 지역이다. 대규모 간척사업에도 불구하고 수질관리를 위한 해수 유통으로 인해 독특한 습지 생태계가 형성됐다. 2017년 해양생태계 종합조사에서 연안습지 1등급 평가를 받은 습지다.

 

2,500만 수도권 주민들의 힐링과 자연치유 쉼터로 각광받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각별한 보존 대책과 활용방안이 요구되는 곳이라는 얘기다. 화성시가 오랜 세월 서해안의 환경보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우리나라 서남해안 갯벌은 세계 5대 갯벌 중 하나다. 정부가 서남해안 갯벌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시키려고 노력하는 이유다. 갯벌은 경제적 가치뿐만 아니라 생태관광과 연계한 여가제공 기능, 수질정화 기능, 철새 등의 서식처 제공 등 복합적 기능을 수행한다.

 

화성시는 전 세계 석학들과 함께 화성습지의 미래 디자인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2017년부터 매년 국제 심포지엄을 개최해오고 있다. 환경운동연합은 2018년 개최된 국제 심포지엄에서 화성 갯벌의 경제적 가치를 연간 최소 약 2,200억 원으로 추정했다. 화성 갯벌의 면적은 약 35. 갯벌 1에서 파생되는 연간 경제적 가치를 63억 원 정도로 분석한 것이다. 이는 동일 면적 숲의 10, 농경지의 100배에 달하는 가치다.

 

 

▲ 드론으로 상공에서 찍은 화성습지의 환상적인 모습.     © 화성신문

 

 

그러니까 화성 갯벌의 경제적 가치는 10년이면 22,000억 원, 30년이면 66,000억 원, 50년이면 11조 원에 달한다는 이야기가 된다. 갯벌은 일체의 비용 투자 없이도 엄청난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인 셈이다. 생태환경 보전이 미래를 위한 가장 현명한 투자임을 증명하는 것이다.

 

화성시 서해안의 바다와 갯벌이 수도권 미세먼지 저감에도 적지 않은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도 알려지고 있다. 갯벌은 온실가스 흡수원으로 경제적인 가치를 주목받는다. 해양 생태계가 흡수하는 탄소를 블루 카본’(푸른 탄소, Blue Carbon)이라고 부른다. 해양 생태계는 육상 생태계보다 온실가스 흡수 속도가 최대 50배 이상 빠르다.

 

이런 연유로 화성시는 무한한 생태적·경제적 가치를 지닌 화성습지 보전에 심혈을 쏟고 있다. 화성습지는 매향리 갯벌과 화성호 일대, 화옹지구 간척지를 모두 포함하는 개념이다. 방조제를 기준으로 외측은 해수, 내측은 기수(汽水)와 담수(淡水)로 구분되며 다양한 생물들의 서식처로 이용된다. 화성호 외측 지역에 형성된 갯벌은 저서생물과 어류를 먹이원으로 하는 도요물떼새류 및 갈매기류 등의 먹이터로 이용되고 있다. 화성호 내측에 형성된 갈대군락과 담수습지 등은 이 조성돼 있으며, 조류의 휴식지역으로 산새류, 오리류, 기러기류 서식에 알맞다.

 

‘2018 화성호 바이오블리츠에서는 식물 31, 곤충 132, 저서생물 29, 조류 90, 생동물 7종 등 총 289종이 서식하는 것으로 관찰됐다. 조류 90종 중에서는 25종이 천연기념물과 멸종위기 야생생물이었다. 바이오블리츠(BioBlitz)는 정해진 시간 동안 생물전문가와 일반인들이 함께 행사 지역의 모든 생물종을 찾고 목록을 만드는 과학참여 활동이다.

 

화성습지는 멸종위기종 철새의 서식지와 경유지로서의 보전가치를 인정받아 201812세계적인 철새보호기구 동아시아-대양주 철새이동경로 파트너십’(EAAFP)에 등재됐으며, 20205월에는 EAAFP와 화성습지 보호를 위한 국제협약을 체결했다.

 

 

▲ 화성호에서 노닐고 있는 다양한 종류의 새들.     © 화성신문

 

 

화성시는 경기도에서 가장 긴 해안선을 가진 지역이다. 천혜의 생태환경을 자랑한다. 화성시는 20198월 해양수산부에 매향리 갯벌 14.08의 연안습지 습지보호지역 지정을 신청했다.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된다면 연안습지로는 경기도 최대 규모다. 화성시는 앞으로 순차적으로 내륙습지보호지역 지정을 추진할 예정이며, 최종적으로 람사르 습지 등재를 목표로 하고 있다.

 

화성시의 이런 노력과 관련, 수원시는 매향리 갯벌이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될 경우 수원군공항 이전 사업의 장기화, 새로운 갈등이 야기될 것으로 전망하고 지난해 1110일 경기도에 반대 입장 전달했다.

 

화성시가 지난해 1126일 화성드림파크에서 주민들을 대상으로 화성 매향리 갯벌 습지보호지역 지정 추진관련 주민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었으나, 수원군공항 이전 찬성 단체가 주축이 된 반대 시위 참여자 30여 명이 건물 출입문을 점거하고 행사 개최를 반대해 주민설명회가 무산되기도 했다.

 

화성시는 화성습지 보전을 위해 올해 1화성시 지속가능발전조례를 제정하고, 유엔과 우리 정부가 채택한 지속가능발전목표에 지역 특성을 반영한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또 해양수산부 주관 어촌뉴딜 300’ 사업도 추진 중이다. 이 사업은 낙후된 어촌과 어항 등 필수기반시설의 현대화와 지역 특성을 반영한 특화개발로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지역밀착형 생활SOC(사회간접자본)사업이다. 지난 2018년 경기도 내에서 유일하게 백미리가 어촌뉴딜 300 공모사업에 최종 선정됐으며, 올해는 고온리와 국화리가 최종 선정됐다. 지난 54년간 미공군 폭격훈련장으로 고통을 겪은 고온리(매향1, 5)쿠니 PNP(사람, 자연, 평화) 힐링 광장이 조성돼 치유와 휴양 공간으로 변신하게 된다.

 

수원군공항의 화성 이전을 추진하는 수원시는 수원화성군공항의 변화라는 이름의 페이스북과 네이버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다. ‘화성습지보호지역 지정, 주민들이 반대하는 이유란 제목의 게시물을 페이스북 유료광고를 통해 지난 2월부터 지속적으로 노출시켰다. 광고 게시 글에는 화성습지보호지역 지정을 국방부가 사실상 반대했고, 주민 재산권 침해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 화성호 갈대 습지 풍경.     © 화성신문

 

 

이는 명백한 가짜 뉴스라는 지적이다. 화성시 군공항이전대응담당관 소속 신운범 대응정책팀장은 수원시의 주장은 명백한 가짜 뉴스라며 습지 주무 부처인 해양수산부에서도 중앙부처 의견조회 절차를 진행하지 않은 상황이며, 국방부에도 의견 조율을 한 바가 없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신 팀장은 또 수원시는 국방부가 반대했다는 주장을 하려면 국방부 누가 밝힌 내용인지 분명한 근거를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습지보호지역 지정 위치는 국가 소유의 공유수면인 갯벌과 바다이므로 사유지 재산권 침해가 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화성시가 반박하자 수원시는 해당 페이스북 광고 글을 내렸다. 네이버 블로그 게시 글도 비공개로 전환했다. 하지만 그 이후로도 한겨울의 화옹지구 사진을 두고 황무지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등 화성습지의 가치를 의도적으로 폄하하려는 시도는 계속되고 있다.

 

수원시의 내로남불(‘가 하면 맨스 이 하면 ) 행태도 빈축을 사고 있다. 수원시는 ‘2050 탄소 중립도시완성을 목표로 지구적 기후환경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가는데 도시의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이와 관련, 수원시 기후대기과장의 코멘트가 눈길을 끈다. “미세먼지, 수질 오염, 지구온난화. 지난 시간 자연을 파괴하며 생존해온 인간은 이제 자연의 거친 반격과 마주하고 있다. 더 늦기 전에 자연과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우리 수원은 대한민국 환경수도를 비전으로 환경운동가 출신인 염태영 시장 취임 이후 10년간 꾸준히 지속가능한 생태환경의 보존과 기후변화 대응에 나서고 있다.”

 

화성습지는 수도권에서 살아있는 거의 유일하게 남은 갯벌이다. 화성습지 보호를 위한 화성시의 노력에 수원시가 힘을 보태도 모자랄 판인데, 오히려 훼방을 놓고 있다. ‘내로남불의 전형이 아닐 수 없다. 수원군공항 화성 이전을 추진하는 세력은 더 늦기 전에 마음을 고쳐 먹을 일이다.

 

수원군공항의 화옹지구 이전이 현실화되면, 인천공항 건설 사례에서 보듯 수많은 멸종위기 생물들이 자취를 감추게 될 것이다. 서해안의 마지막 생태 보고인 화성습지도 크게 훼손될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후손들에게 물려줘야 할 귀중한 유산이 사라지는 것이다.

 

김중근 기자 news@ih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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