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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호교수의 Leadership Inside 106] 창문을 바라 볼 때, 거울을 들여다 볼 때
조영호 아주대학교 명예교수
 
화성신문 기사입력 :  2020/03/16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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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영호 아주대학교 명예교수     ©화성신문

성격 특성 중에 통제의 위치(locus of control)이라는 게 있다. 삶을 이끌어가는 힘이 어디에 위치해 있다고 생각하는가 하는 특성이다. 어떤 사람은 자신이 성공을 했거나 실패를 했을 때 그 원인이 운이나 외부 여건에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사람을 ‘외부통제자’라고 한다. 반대로 성공이나 실패는 ‘나의 실력’ ‘나의 노력’ ‘나의 태도’에 달려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 이런 사람을 ‘내부통제자’라고 한다. 

 

물론 누구에게나 ‘잘 되면 내 탓, 못 되면 조상 탓’ 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이런 성향에도 불구하고 ‘내부 통제’ 성향이 강한 사람이 있고, 반대로 ‘외부 통제’ 성향이 강한 사람이 있다. 당신은 어떤 성향이 강한가· 필자는 ‘내부통제’ 성향이 강한 것 같다. 웬만하면 ’내 하기 나름‘이라고 생각하고, 남의 탓이나 세상 탓을 하지 않는다. 특히 운이 나쁘다는 표현은 거의 쓰지 않는다.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은 내부통제 성향이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창업을 하신 분이나 리더급에 있는 분들은 더욱 그렇다. 현대그룹의 창업자 정주영씨가 대표적인 인물 같다. 그는 집안이 가난하여 4번이나 가출을 했다. 다소곳이 주어진 숙명을 받아들이지 않고 스스로 운명을 개척하려 했던 것이다. 경부고속도로를 만들 때도 그렇고, 조선소를 만들 때도 그렇고, 자동차회사를 만들 때도 그렇고, 스스로 노력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사우디아라비아에 진출할 때도 많은 사람이 반대했는데 그는 너무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 “술을 못 먹으니 일에 집중할 수 있고, 가족들과 떨어져 있으니 저축할 수 있어서 좋고, 숙소에 같이 있으니 안정이 되어 좋고...이만한 근로조건이 어디 있느냐”하고 말이다. 

 

그런데 위대한 기업(great company)을 연구한 짐 콜린스(Jim Collins)는 훌륭한 리더들을 인터뷰하면서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성공비결을 이야기해 달라했더니 훌륭한 리더들이 운을 이야기하거나 외부여건을 이야기하는 것이었다(짐콜린스,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 김영사, 2002). 이런 식이다.

 

“저는 생애 첫출발부터 운이 좋은 놈입니다. 훌륭한 부모를 만났고, 훌륭한 유전자를 가지고 났지요. 운 좋게 좋은 학교에 가서 좋은 친구를 만난 겁니다. 제가 해군에 갔는데 한 대원이 명령서를 잘못 보내는 바람에 폭풍에 침몰되어 전원 사망한 배를 타지 않고 엉뚱한 배를 타서 이렇게 살고 있는 겁니다. 사업도 제가 들어간 산업이 좋았지요. 좋은 바람이 불어주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필요할 때 필요한 사람을 만났어요. 운 좋게도 말이죠.”  

 

그런데 실패하거나 어려움을 많이 겪고 있는 리더들은 반대로 자기 자랑이 많았다. 자신은 결정을 잘했고, 충분히 노력을 했는데 외부여건이 잘못되었다는 식으로 말이다. 그래서 콜린스교수팀은 더 깊이 조사를 해 보았다.

 

위대한 기업의 리더들이 외부통제자라서 운을 이야기하고 외부여건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었다. 그들은 강한 의지의 소유자였고, 스스로 운명을 개척해나가는 강한 내부통제자였다. 그런데 그들이 가지고 있는 또 하나의 미덕이 있었다. ‘겸손’이라는 미덕 말이다. 그들은 자신의 업적을 드러내지 않으려 했던 것이다. 

 

리더는 창문을 내다보거나 거울을 보는 것을 좋아한다. 그런데 훌륭한 리더는 일이 잘되었을 때 창문을 내다보고, 나쁜 리더는 일이 잘못되었을 때 창문을 내다본다는 것이다. 

 

창문 밖에는 다른 사람둘이 있다. 훌륭한 리더는 일이 잘되었을 때 창밖을 보면서 밖에 있는 다른 사람들에게 감사한다. 그러나 나쁜 리더들은 일이 잘못되었을 때 창밖을 보며 남의 탓을 한다. 이와 반대로 훌륭한 리더는 일이 잘못되었을 때 자신을 탓하기 위해 거울을 본다. 스스로 질책하고 반성하는 것이다. 그런데 나쁜 리더는 일이 잘되었을 때 거울을 본다. 자화자찬하기 위해서다.

 

진정한 리더는 강한 의지를 가지고 목표에 매진한다. 그러나 결코 자기 자신의 영달을 꾀하지 않는다. 겸허하게 자신을 낮추고 그 공을 조직에 그리고 다른 사람에게 돌린다. 반면 가짜 리더는 조직을 이용하고 타인을 딛고 일어서서 개인의 영달을 구한다. 

 

당신은 어떤 때 창밖을 내다보고, 어떤 때 거울을 들여다보는가· 진정한 리더는 강한 의지의 소유자이면서도 겸허한 인품의 소유자다.

 

choyho@ajou.ac.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화성신문
 
Sammy 20/03/19 [16:30] 수정 삭제  
  좋은 내용 감사합니다. 이제 훌륭한 리더를 만나기를 기대하는 것 보다 훌륭한 리더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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