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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호교수의 Leadership Inside 100] 당신은 어떻게 재충전을 하나요
조영호 아주대학교 명예교수
 
화성신문 기사입력 :  2020/02/03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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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영호 아주대학교 명예교수     ©화성신문

영어와 글로벌 역량 교육을 하는 ‘캐럿 글로벌’의 노상충 대표는 1년에 두 번 Think Week(생각 주간)을 갖는다. 1월과 8월 1주 내지 열흘간 특별한 여행을 떠나 다른 세계를 경험하고 다른 생각을 하고 오는 것이다. 2018년 1월, 그는 탁닛한 스님이 프랑스 보르도에서 운영하는 플럼 빌리지(plum village : 자두마을)에 다녀왔다. 노 대표가 자사 홈페이지에 올린 내용을 살펴보자.

 

플럼 빌리지는 베트남 스님 탁닛한께서 40년 전에 개척한 일반인들을 위한 마음챙김(mindfulness) 체험 공동체이다. 거기에는 몇 개의 마을이 있는데 노상충 대표처럼 전 세계에서 온 사람들과 그냥 자유롭게 생활을 한다. 부처님 설법 같은 것도 없고, 특별한 프로그램도 없다. 누가 누구를 가르치는 그런 것 자체가 없는 것이다. 다만, 몇 가지 명상 프로그램이 있을 뿐이다. 

 

첫째는 종소리이다. 어떤 상황에서도 종소리가 들리면 그 자리에서 멈춰 서서 3번의 호흡을 해야 한다. 그 순간 들숨과 날숨을 온전히 알아차리고 집중을 해야 한다. 둘째는 걷기명상이다. 매일 오후 2시에 모여 산책길을 느리게 걷는다. 이 때 매 발자국 ‘지금 여기에 있음’을 온 몸의 감각을 통해 느낀다. 셋째는 침묵식사이다. 매 식사시간 20분간 먼저 침묵시간을 갖는다. 그리고 침묵이 끝나면 웃고 떠들며 즐겁게 식사를 한다.

 

노 대표는 이런 낯선 체험을 통해 자신의 일상을 뒤돌아보았다. 자신이 온통 외부 자극에 반응하고 있으면서 정작 ‘나의 감각’으로 ‘나의 존재’를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고 느꼈다. 

 

노 대표는 2020년 싱크위크로 CES와 실리콘밸리로 잡았다.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열린 가전박람회 CES를 둘러보고 그리고 실리콘밸리에 있는 여러 회사를 방문하였다. 그는 애플, 페이스북, 테슬러 등을 방문하고 거기서 일하는 사람들과 대화도 나누고 했다. 세계 첨단의 회사 사람들은 역시 엄청난 긴장감속에서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CEO의 안식년에 있어서는 한미글로벌의 김종훈 회장이 한술 더 뜬다. 그는 건축을 전공하고 건설회사에 취직하여 엄청나게 일을 많이 했다. 그는 세계 최고층 쌍둥이 빌딩이라고 하는 말레이시아 페트로나스타워를 건설하는데도 참여했다. 그러다 본격적으로 건설경영(CM : construction management)을 한국에 도입하기 위해 미국 파슨스와 합작으로 1997년 한미파슨스를 설립하여 독립하였다. 그런데 ‘내가 이렇게 살아야 하나’ 하는 회의가 들었다. 일에 매몰된 삶 속에서 ‘나 자신’이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안식년을 가기로 결심했다. 그런데 ‘아무리 내가 사장이라고 하더라도 내 마음 대로 안식년을 떠나도 될까?’하는 의문이 들었다. 그래서 직원들과 상의하여 ‘안식년 제도’를 회사에 도입하여 조건만 되면 모든 직원이 안식년의 혜택을 누리게 했다. 그렇게 해서 ‘5년 근속자는 1개월, 10년 근속자는 2개월, 임원은 5년마다 2개월’이라는 제도가 탄생하게 되었다. 김종훈 회장은 그래서 2개월 안식년을 갈 수 있게 되었다. 그가 첫 번째 안식년을 사용하는 사람이 되었다. 그는 1개월은 설악산에서 살았다. 그리고 1개월은 인도 여행을 했다. 그는 이렇게 계속 안식년을 썼으며 그 시간을 이용하여 최근에 서울대에서 건축학 박사학위까지 받았다.

 

한미파슨스는 나중에 파슨스로부터 독립하여 ‘한미글로벌’이 되었으며 롯데월드타워 시공관리도 수행하고 세계의 감리회사, 설계회사도 인수하여 그야말로 글로벌 회사가 되었으며 CM을 해외에 수출하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김중훈 회장은 2017년 대표이사직에서는 물러나고 회장직만 수행하고 있다.

 

CEO의 책임은 막중하다. 그래서 일을 놓지 않고, 일만 하는 CEO가 많다. 여행 한번 제대로 못 하고, 문화활동 한번 맘먹고 하지 못하는 사람들이다. 그러면서 그들은 푸념을 한다. “내가 관여하지 않으면 일이 안 돼!” 바로 그것이 문제가 아닐까? 

 

“나는 일상을 떠나는 활동을 많이 하고 있는데”하는 분이 있다면, 제대로 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 10일간의 여행을, 아니 두 달의 안식년을 혼자 보내보셨나요? 그리고 안식일 동안 보고도 받지 않고 연락도 안 했었나요?

리더가 일상에 매몰되어서는 안 된다. CEO가 현재의 사업에만 몰입해서도 안 된다.  리더는 가끔 관찰자가 되어야 하고 이방인도 되어야 한다.

 

choyho@ajo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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