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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전통시장을 찾아서 ②발안만세시장, 역사의 아픔과 희망 공존, ‘매력’·‘스토리’ 풍성
사람 냄새 물씬, 다문화 외국인 북적, ‘발안9경’ 선정도
1919년 3.1만세운동 열렸으니 ‘적어도 100년 역사’ 자랑
상인회 회비 납부 100% 계좌이체, ‘믿음과 협력의 시장’
숱한 ‘화성시 최초’ 타이틀, 이야기지도 제작 등 ‘결실’
 
김중근 기자 기사입력 :  2019/10/29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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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안만세시장에서 열린 이주민 노래자랑.     © 화성신문

 

 

생각이 바뀌면 사람이 바뀌고, 사람이 바뀌면 시장이 바뀝니다. 발안만세시장이 오늘의 모습을 갖추게 된 것도 생각이 바뀌고 사람이 바뀐 결과입니다.”

 

21일 오후 2시 화성시 향남읍 평27에 위치한 발안만세시장 고객지원센터에서 만난 이효정 발안만세시장 상인회 회장은 시장 발전의 핵심 요소를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

 

2시간 가까이 진행된 인터뷰 동안 이 회장이 강조한 것은 발안만세시장의 매력이었다. 매력이 있어야 고객들이 발걸음을 시장으로 옮길 것이고, 그래야 시장이 생존하고 발전해 나갈 수 있다는 믿음에서였다. 그의 믿음에는 절박함의 그림자가 어른거렸다.

 

60년생인 이 회장이 밝힌 발안만세시장의 매력은 세 가지다. 사람 냄새가 나고, 글로벌하며, 다수의 화성시 최초기록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 이효정 발안만세시장 상인회 회장이 시장에 대한 정보가 담긴 ‘이야기지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화성신문

 

 

발안만세시장에 대한 공식기록은 1928년부터다. 하지만 1919년 장터에서 3.1만세 운동이 열렸다는 사실로만 봐도 100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애국·애족·애향의 전통시장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있는 것도 그런 연유에서다.

 

자체 모임인 상가번영회로 명맥을 유지해오다 공식적으로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인정시장으로 등록된 것은 2010년도의 일이다. 전임 회장이 일신상의 이유로 그만두게 되자 당시 부회장이었던 이효정 씨가 2011년도에 등 떠밀리듯 3대 회장이 됐다. 이후 지금까지 2년 임기의 회장직을 4연속 연임하며 열정적으로 회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발안시장으로 불리다 2013년도에 발안만세시장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발안만세시장의 상권구역은 발안리와 평리다. 대부분 평리에 속해 있다. 도매업과 서비스업 등 전체 650개 점포가 있지만 현재 회비를 내는 상인회 회원 점포는 170개 정도다. 온누리상품권을 비롯 지역화폐 가맹점, 제로페이 가맹점 등 정부 지원사업과 지자체 지원사업에 해당되는 적합 업종들은 거의 대부분 상인회 회원으로 가입돼 있다. 회비 납부는 100% 계좌이체로 이루어진다. 계좌이체로 회비 납부가 이루어지는 것은 흔치 않은 사례다.

 

 

▲ 발안만세시장 전경.     © 화성신문

 

 

발안만세시장은 카드사에서 분류한 화성시의 20개가 넘는 상권 중에서 고객유입과 매출액이 상위권에 속한다. 동탄이나 병점에 비해 도농복합 성격이 강하다. 인근의 양감 우정 장안 팔탄 향남 봉담지역 농업 종사자들이 생산한 채소 등을 가지고 나와서 팔기도 하고, 또 소비생활을 하는 곳이기도 하다. 거의 대부분 얼굴을 보고 거래가 이루어지는 대면(對面)판매이기에 사람냄새가 나고 훈훈한 인심도 묻어난다.

 

주말이나 휴일에 발안만세시장을 찾으면 이곳이 한국인지 외국인지 구별이 가지 않을 정도로 외국인들이 많다. 동남아시아와 중앙아시아 등지의 17개 나라에서 유입된 다문화 외국인들이다.

 

이 회장은 발안산업단지, 장안산업단지, 마도지방산업단지 등 발안만세시장 인근 7개 읍면 산업단지 기업체에 근무하는 종사자들과 그 가족들, 중도입국 자녀들이 발안시장을 찾습니다. 지금은 3대가 들어와서 사는 외국인들도 꽤 많아졌어요. 주말과 휴일에는 이곳에서 시장도 보고 친구도 만나고 식사도 합니다. 발안만세시장 방문객 중 다문화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평일에는 40% 정도, 주말과 휴일에는 80% 이상입니다.”

 

 

▲ 상인회 임원들과 시장 건물주들이 간담회를 열고 있다.     © 화성신문

 

 

다문화 외국인들이 발안만세시장을 찾는 이유가 무엇일까. 이 회장은 다문화 외국인들이 발안시장을 찾는 주된 이유를 정서적인 친근감에서 찾았다. 발안만세시장이 풍기는 분위기와 느낌이 자신들의 고향과 닮았기 때문이라는 이유에서다. 고객지원센터에서 열리는 다양한 프로그램과 대중교통을 이용한 접근 용이성, 이슬람 사원과 불교 사찰 등 다양한 종교 시설도 다문화 외국인들을 끌어들이는 요소들이다.

 

발안만세시장은 자랑거리가 많다. 숱한 화성시 최초타이틀을 거머쥐었다. 2011년과 20122년 동안 화성시 최초로 상인대학을 수료했다. 중소벤처기업부(당시 중소기업청)가 지원한 상인대학은 전문 강사 20명으로부터 교육을 받는 형식으로 진행됐으며, 이로 인해 상인들의 의식이 변하기 시작했다. 그 의식 변화는 시장 혁신의 시발점이었다. 2012년부터 정부 사업을 하나씩 받을 수 있었던 것도 그 때문이다.

 

2014년 고객지원센터 건립도 화성시 최초였다. 이듬해인 2015년도에 현재의 현대식 건물이 지어졌다. 지상 4층으로 지어진 발안만세시장 고객지원센터 예산은 중앙정부와 화성시가 6:4비율로 지원했다.

 

 

▲ 만세시장상인협동조합인 만세협동조합이 고객지원센터 2층에서 운영하고 있는 ‘갤러리 터’의 모습. 다양한 전시회가 연중 쉬지 않고 열린다.     © 화성신문

 

▲ '갤러리 터'에서 열리고 있는 '노하리 홍연' 전시회.     © 화성신문

 

▲ 고객지원센터 2층에 위치한 '만세 카페'에서 주민들이 문화 활동을 하고 있다.     © 화성신문

 

 

2013년부터 2015년까지 3년 간 중소벤처기업부가 지원한 문화관광형시장 육성사업을 진행한 것도 화성시 최초였다. 20133월 선정, 6월 출범, 725일 선포식 절차를 거쳤다. 3년 동안 전문 인력들이 대거 투입돼 화성시 관내 초중고 청소년 동아리 발표회 등 다양한 이벤트들이 진행됐다.

 

고객지원센터 내에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한 매니저가 상주하고 있는 것도 화성시 최초다. 2020년 행정안전부 간판정비사업에도 화성시 최초로 선정됐다. ‘발안건재가 경기지방중소벤처기업청으로부터 화성시1백년가게로 선정되기도 했다.

 

 

▲ 다문화 외국인들이 발안만세시장을 방문한 주한 필리핀 대사의 인사말을 경청하고 있다.     © 화성신문

 

 

화성시 자전거 퍼레이드2014년부터 2016년까지 세 차례나 진행됐다. 발안만세시장 공영주차장 앞에 모여서 출발해 발안천 따라 남양호까지 갔다가 돌아오는 코스였다. 주관 언론사는 화성신문이었다. 행사에 참가한 1000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발안만세시장에서 점심을 먹고 물건을 샀다.

 

발안만세시장에 대한 입소문이 나면서 언론에도 홍보됐다. KBS ‘6시 내 고향에 두 차례나 방영되기도 했다.

 

2015년에는 발안9을 선정했다. 발안만세시장, 생태하천으로 탈바꿈한 발안천, 화성종합경기타운, 발안성당, 향토박물관, 제암리 3.1운동 유적지, 공완택 병장(군복무 중 살신성인 실천, 2의 강재구로 불림), 탄운 이정근 의사(장터 만세운동 주도하다가 일제에 처형), 영암 신종식 선생(발안 중고등학교 설립, 국가에 기부) 등이 그것이다. ‘발안만세시장 이야기지도도 제작했다.

 

 

▲ ‘화성시 자전거 퍼레이드’가 발안만세시장 주최로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세 차례나 진행됐다.     © 화성신문

 

 

발안만세시장은 2015년도와 2016년도에 중소벤처기업부에서 평가하는 전통시장 고객지원센터 운영 우수사례에 뽑힐 만큼 많은 프로그램들을 운영하고 있다. 화성시 여성가족과에서 외국인복지센터 한글교실을 운영하고 있고, 평생학습과에서 작은도서관(발안만세도서관)을 지원하고 있다. 다문화 노래자랑, 동아리 발표회 등 매달 한 번꼴로 행사가 열린다.

 

발안만세시장 고객지원센터 2층에는 만세시장상인협동조합인 만세협동조합이 운영하는 갤러리 터만세 카페가 있다. ‘갤러리 터에서는 사진전, 서예전, 수채화전, 캘리그라피전 등 전시회가 연중 쉬지 않고 열린다. 14년부터 지금까지 3만 명의 인원이 다녀갔다.

 

 

▲ 발안만세시장 캐릭터.     © 화성신문

 

 

발안만세시장의 중심 건물이었던 발안농협 하나로마트의 이전이 2016년도에 결정(실제 폐업은 20181215)되면서 위기가 찾아왔지만, 상인회가 꼬박 2년을 노력한 끝에 그 자리에 공공청사인 화성시 가족통합지원센터가 들어서게 돼(2022년 초 완공 예정) 또 한 번의 기회가 열리게 됐다. 명실상부한 복합문화공간이 탄생하게 돼 문화 갈증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상설시장인 발안만세시장에는 5, 10, 15, 20, 25, 30일에 ‘5일장도 열린다. 발안만세시장은 역사의 아픔과 희망이 공존하는 곳이다. 다양한 외국 음식을 맛볼 수 있는 외국 음식의 천국이기도 하다.

 

이 회장을 비롯한 발안만세시장 상인회 10명의 임원들은 찾고 싶고, 오래 머물고 싶고, 다시 방문하고 싶은 시장을 만들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다. 멀리 오래 가려면 함께 가야함을 알기에.

 

김중근 기자 news@ih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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