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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신문의 연재칼럼 - 아동 청소년 정신건강 시리즈 중독4] 인정과 관심에 대한 또 다른 욕구가 야기시킨 ‘중독’
이애림 단대아동발달연구소 소장
 
화성신문 기사입력 :  2019/10/07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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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애림 단대아동발달연구소 소장     ©화성신문

“사춘기가 되었다고 유세네요.”, “애 엄마랑 (아빠랑) 똑같아요 똑같아.”, “부족한 거 없이 키웠는데 뭐가 문제인지 모르겠네요.”, “누구는 중 2 안 겪어봤나. 지들이 최고인 줄 알아요.”, “얘가 작년까지 아무런 문제도 없고 학교에서도 별 탈 없었는데 새로 사귄 친구들  때문에 이렇게 됐어요.”, “다른 집 애들도 하는데 우리 애만 못하게 되면 소외 받고 왕따 당할까봐.”

 

위의 말들은 상담을 하기 전 부모님들의 이야기들이다.

 

아래의 말들은 게임과 스마트폰 사용 장애(중독)를 겪는 다수의 아이들이 했던 이야기들이다.

 

“난 별로 존삭(존재 삭제된)이라.”, “아무도 날 신경 쓰지 않을 걸요.”, “글쎄요, 한 번도 나랑 말하지 않은 애들도 있어요.”, “다른 애들에 비해 우리 형에 비해 나는 잘 하는 게 없어요.”, “OO는 말을 재밌게 하고 OO는 노래를 잘 부르고 OO는 인기가 많은데 나는 어중간해요.”, “OO는 운동을 잘하고 OO는 공부를 잘해요. 그런데 나는 XXX 게임은 우리 반에서 내가 제일 잘해요.”, “우리 부모님요? 바빠서 모를걸요.”, “꼬댕이(공부도 못하고 힘도 없는 학생) 신경도 안 써요. 근데 게임에선 꼬댕이고 찌질이고 완전 본좌(본인이 주인공)예요.”

 

사용장애(중독)의 문제를 갖고 있는 아이들의 이야기는 부모님들과 어른들이 생각하는 것과는 첫 단추부터 다르게 바라보고 접근하여 해결하려고 한다. 실제 아이들이 ‘중독’에 빠지는 이유는 명확하다. 단순한 놀거리의 문제가 아니다. 

 

초등 4학년부터 청소년 특히 중학교 시기의 아이들에게 가장 힘든 게 무엇일까? 바로 소속감, 존재감이 없는 것이다. 발달심리학적으로 12세 이후의 아이들에게 소속감은 존재감과 동일한 의미로 받아들여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어디에도 끼지 못하는 외로움은 곧 괴로움이고, 외로워 보이는 것이 너무 괴로운 것이다. 

 

몇 해 전 중독으로 잦은 결석과 부적응으로 입원치료를 권유 받았던 내담자라며 의뢰적인 절차로 단기상담을 의뢰받았던 사례가 있다. 말하는 거 자체를 거부했던 아이였는데 말로 표현하기 싫으면 하고 싶은 이야기를 문자나 편지로 써도 된다고 하자 장문의 문자로 조심스레 했던 말이 지금도 가슴을 먹먹하게 한다. 

 

‘견딜 수 없는 쉬는 시간. 난 쉬는 시간이 싫고, 점심시간이 싫고, 자율체육이 싫다. 바쁘지 않아도 바빠 보여야 하고, 졸리지 않아도 엎드려 잠을 자야하고, 니들이랑 못 어울려서가 아니라 안 어울리는 것이라는 걸 난 보여줘야 한다는 듯이 말이다. 혼자라는게 티가 너무 잘 나는 시간들이 죽도록 싫다. 미친 개XX집에서도 난 혼자다. 누가 돈 달라고 했나. 혼자 밥 먹는 거 싫다. 하지만 난 OOO OOO게임에서는 친구도 많고 햏자(주인공: 청소년들의 속어)다 게임이 재밌지는 않다. 렘업(게임의 레벌업)을 하다보면 솔대(솔직히 대박이다)다. 게임할 땐 누군가 먼저 말을 걸기도 하고 친추(친구추가)를 하기도 하고 그렇게 인정을 받는다. 그래서 난 게임 속 세상이 좋다.’ 인정받고 싶은 욕구 그저 함께 소속되고 싶은 욕구가 게임이란 세상속에서 나오지 못하도록 스스로를 가두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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