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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호교수의 Leadership Inside 79] 알아주고, 알리고, 엮어주라
조영호 아주대학교 명예교수
 
화성신문 기사입력 :  2019/08/26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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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영호 아주대학교 명예교수     ©화성신문

A씨는 여러 모임 중에서 고등학교 동기생 모임엘 제일 열심히 나간다. 어쩐지 거기 나가면 분위기가 좋고 편하게 느껴진다. 무엇보다 평생 총무를 하다시피 하고 있는 친구가 있어서 좋다. 그 친구는 모임에 나가면 반갑게 맞아줄 뿐만 아니라, 사업이야기도 물어주고, 건강도 잘 챙겨준다. 과거에 했던 이야기들을 기억을 했다가 물어주고 알아주니 그 친구 하고 이야기하면 정말 훈훈해진다. 그 총무 친구가 A씨한테만 그런 것이 아니다. 다른 사람한테도 다 그런다. 그러니 그 모임은 잘 돌아갈 수밖에 없다.

 

B씨는 고등학교 모임보다는 대학모임을 선호한다. 한 달에 한번씩 과 동기들이 모이는데 거의 빠지질 않는다. 어떤 땐 자녀 결혼식 혼주가 고교동창이면서 대학동기인 경우도 있다. 그런 때도 고등학교친구들이 모여 있는 데에 가서는 인사만 하고 대학동기생들과 식사를 한다. A씨 고교동창회에는 총무가 있지만, B씨 대학모임에는 회장이 있다. 이 회장은 틈틈이 전화를 해서 안부를 묻고, 다른 동기들의 소식도 알려주고 그런다.

 

우리 사회에는 기업이나 공조직과 같은 공식조직도 있지만, 자발적으로 가입하고, 자생적으로 운영되는 사회적 조직이 있다. 공식조직은 대개 생업을 유지하는 직장이고, 사회적 조직은 친목단체이거나 취미생활을 하는 곳이다. 공식조직은 조직과 구성원의 관계가 좀 타이트하다. 엄격한 계약에 의해 책임과 의무가 명문화되어 있고, 권한관계로 묶여있다. 그런데 사회적인 조직은 그렇지가 않다. 느슨하게 엮여있으며, 책임과 의무도 애매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구성원들이 싫어서 안 나오면 그뿐이다.

 

학교 동창회가 대표적인 사회적 조직인데, 그 구성원은 당연히 그 학교 졸업생이다. 동창회도 회칙이 있고, 조직이 갖추어져 있지만, 매우 느슨한 것이며, 무엇보다 회원들이 모임에 안 나오면 어찌할 도리가 없다. 그런 동창회를, 그런 사회적 모임을 어떻게 이끌어 갈 것인가? 그런 조직에서 리더십은 어떠해야 할 것인가? 물론 리더십이 사람을 움직이는 것이기 때문에 공식조직에서나 사회적 조직에서나 별 차이가 없다 할 수 있다. 그러나 개인의 자발적 참여가 훨씬 중요한 사회적 조직에서는 조금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 바로 그 자발성을 부추기는 스킬 말이다.

 

필자는 사회적 조직을 잘 이끌어 가기 위해서는 세 가지를 잘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첫째는 알아주는 것이고, 둘째는 알려주는 것이며, 세 번째는 엮어주는 것이다. 첫째가 알아주는 것이다. 알아준다는 것이 무엇인가? 일단 모임에 가면 반갑게 맞아주고, 환영해 주어야 한다. 그리고 이름과 직장, 직책을 알아주어야 한다. 친구들끼리 만났어도 “김사장 왔어.” “강변 왔어.” “우리 세무사 오셨구먼.” 이렇게 불러주어야 하는 것이다. 이것이 알아주는 것의 기본이다. 

 

여기서 한걸음 나아가야 제대로 알아주는 것이다. 바로 경조사 그리고 최근의 동정을 알아주어야 한다. “노모께서 편찮으시다며...” “이번에 본부장 맡으셨던데...” “아들이 대학 들어갔지. 수고하셨구먼...” 이런 인사가 중요하다. 조사에는 위로를 해주고, 경사에는 축하해 주고 말이다. 

 

두 번째는 알려주어야 한다. 우리 사회에서는 상을 당했거나 결혼식의 경우 잘 알려준다. 우리 사회에서 이건 기본이다. 이를 잘 못했다가는 난리가 난다. 그런데 잘 나가는 모임은 거기에서 몇 걸음 더 나아간다. 정식 경조사라고 할 수 없는 신변적인 정보를 파악하여 회원들에게 부지런히 알려야 한다. 뉴스레터를 만들 수도 있고, 카톡방 같은 소셜미디어를 활용할 수도 있고, 또 회장이나 총무가 모임에서 구두로 발표를 할 수도 있다. 

 

세 번째는 엮어주어야 한다. 사실 사교모임이나 취미 모임도 서로 도움을 주고받고, 물질적이거나 비물질적인 교류가 이루어져야 활성화가 된다. 그것 자체가 목적은 아니더라도 자연스럽게 이런 일이 이루어지면 좋다. 상호교류가 활발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모임을 이끈 사람들은 서로 도움이 될 만한 사람들을 소개해주고 엮어주어야 한다. “아이쿠 그런 문제로 고민하셨군요. 그런 문제라면, 우리 모임에 전문 변호사가 있지요. 일단 상담을 받아보세요.” 하고 엮어주기도 하고, “너네 회사도 베트남 진출을 하려 한다며, 이진국이 만나 보았어. 그 친구 베트남에서 한 10년 있었을 걸. 한번 만나봐.” 이렇게 연결시켜주는 것이다.

 

사실 이 ‘알알엮(알아주고, 알려주고, 엮어주고)’은 어디서든지 사람들 관계에서 다 써먹고 있다. 필자는 학생들에게도 그대로 통한다는 것을 알았고, 학교에서 보직을 할 때도 교수들한테 잘 써먹었다. 모임이 좀 침체되었다 싶으면, 알알엮부터 시도해보는 것이 좋겠다.

 

choyho@ajo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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