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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초대석] 이택원 ㈜원에스티 대표이사 “克日 30년, 일본으로 역수출하니 큰 보람 느끼죠”
세계 최고 ‘직선운동베어링’ 기술, 50개 국 수출하며 승승장구
매출 500억·수출 1500만 불, 수출액 중 일본 비중 5분의 1
‘일본전산이야기’ 유명한 일본전산에도 제품 공급, “퍼스트 추구”
“나를 여기까지 이끈 건 호기심, 리더는 미래예측능력 갖춰야”
 
김중근 기자 기사입력 :  2019/08/19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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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택원 원에스티 대표가 회사의 성장 과정에 대해 설명하며 밝은 미소를 짓고 있다.     © 화성신문

 

  

결혼 주례를 요청해오면 어떻게 결혼하게 됐는지, 앞으로 어떻게 살 건지, 부모님한테 어떻게 할 건지 미리 다 써오라고 합니다. 그리고 결혼식장에서 관객들에게 읽게 합니다. 나는 안내만 해줍니다. 그리고 신혼여행 갔다 오면 포장해서 선물로 줍니다. 약속한 대로 살겠다고 다짐도 받습니다. 저만의 특허예요. 하하.”

 

이택원 원에스티 대표의 주례방식이다. 이 방식을 고안해 낸 것은 미사여구를 만들어서 쓴다는 게 마음에 들지 않아서다. 있는 그대로의 사실과 진실만을 말하려고 노력한다. 평소 삶의 철학이다.

 

원에스티의 전신은 원샤프트였어요. 샤프트(shaft)st를 딴 겁니다. 사이언스와 테크놀로지 의미도 있어요. 과학과 기술을 겸비한 회사로 성장하고자 하는 마음을 담았습니다. 으뜸원()과 퍼스트(first) 의미도 있어요. (win)의 과거시제 원(won)의 의미도 있어요. 이미 이겼다는 뜻이지요. 돈이라는 의미도 있고요. 1st라고 쓰고 원에스티라고 읽는 사람도 있더군요,”

 

▲ 원에스티 주력 생산 품목인 ‘리니어 모션 가이드’.     © 화성신문

 

 

관계는 함수, 함수 만들어주니 월마트도 찾아와

 

이 대표는 올해 30주년을 맞는 회사 이름에 담긴 의미를 소상하게 설명했다. 회사명에서 추구하는 방향성을 읽을 수 있었다.

 

1989년 설립된 원에스티는 볼(ball)과 롤러(roller)를 전동체로 하는 직선 및 회전운동 베어링을 전문적으로 개발, 생산하는 회사다. 국내 최초로 리니어 모션(Linear Motion) 샤프트를 국산화했고, 구름 운동과 미끄럼 운동에 대한 기술, 특수강 및 열처리에 대한 응용기술, 초정밀 가공기술 등 특화된 핵심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 대표는 자신을 함수쟁이라고 했다. “관계는 함수입니다. Y=f(x). 함수를 잘 만들어야 합니다. f, 펑션(function)을 잘 만들어야 합니다. Y값이라는 게 결과물이잖아요. Y는 종속변수, f는 함수, x는 독립변수잖아요. 함수에 의해서 값이 결정됩니다. 관계를 좋게 만들려면 함수가 좋아야 합니다. 함수는 긍정적이고 논리적이어야 합니다. 그래야 세상이 편해집니다. 나는 세상을 함수로 생각합니다. 우리는 함수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셈이지요.”

 

이 대표는 함수를 회사에도 접목시켰다. 함수를 잘 만들어가는 것이 회사 성장과 직결된다고 강조했다. 결과물인 Y값을 크게 하려고 Y를 추구하면 이미 늦다는 것. 함수가 좋으면 사람들이 몰려든다고도 했다. 그러니까 함수는 누군가에게 꼭 필요한 그 무엇이다.

 

내가 월마트에 함수를 만들어줬어요. 그러니까 월마트가 좆아 오더군요. 원에스티 제품을 공급해달라고. 이게 함수의 위력이자 매력입니다. 이제 x값이 크게 만들어질 겁니다. 월마트는 이것을 쓰게 됩니다.”

 

원에스티의 2018년 매출액은 500억 원. 2017420억에서 20% 정도 성장했다. 올해도 2018년에 비해 20%의 고성장을 예상하고 있다. 많은 기업들이 경영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인데 그 비결이 궁금했다.

 

▲ 원에스티가 생산하는 CRB 제품.     © 화성신문

 

원에스티는 하루아침에 성장한 게 아닙니다. 꾸준히 성장해 왔습니다. 핵심기술을 확보하고 지속적으로 다양한 제품을 개발해왔기 때문에 가능한 일입니다.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 리스트에서 배제했지요. 우리나라가 현재 경제적으로 어려움에 처해 있습니다. 나는 일본을 이기려고 30년 전부터 노력해왔습니다.”

 

이 대표는 직장생활 하던 시절, 신규사업팀장으로 일본 연수를 갔었다. ‘이런 것까지 수입해야 하나?’ 하는 의구심이 생겼다. 5000원이면 될 것 같은데 2만 원에 팔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연수를 마치고 귀국한 후 회사를 만들었다. 국산화에 매진하기 위해서였다.

 

이 대표는 기계공학을 전공한 엔지니어다. 제품을 국산화시키면 중요하지 않은 곳은 국산품 쓰고 중요한 곳은 일본제를 쓰는 게 아니라 100% 다 국산으로 바꿨다. 지금은 일본이 못 들어 올 정도로 경쟁력을 확보했다. 미래산업 등 국내 굴지의 회사들이 생산하는 전자조립기 SMT 장비에 들어가는 베어링은 100% 원에스티 제품이다. 독점이다.

 

“5년 전부터 일본에 역수출하고 있습니다. 현재의 한일관계로 볼 때 보람을 느낍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일본의 SMC라든가 일본전산에도 우리 제품이 들어갑니다. 지금 우리가 1500만 불 수출하고 있습니다. 이중 일본 비중이 5분의 1 정도입니다.”

 

▲ 리니어 모션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LM사업부 생산 현장 모습.     © 화성신문

 

 

소박한 꿈 실현해 나가는 국보 같은 존재

 

원에스티의 발전 가능성은 무한하다. 생산 품목이 공장 자동화, 스마트 팩토리, 4차 산업혁명 등 세계의 흐름과 궤를 같이하고 있기 때문이다. 필수 품목이라는 의미다. 대한민국으로 봐서는 국보 같은 존재다. 원에스티가 국산화 시키지 않았더라면 아직도 일본 제품을 쓸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원에스티 덕분에 제품 가격이 크게 인하됐다. 2만 원짜리가 6000원대로 떨어졌고, 30만 원짜리가 10만 원대로 떨어졌다. 대한민국 전체로 봤을 때 엄청난 비용절감이 아닐 수 없다. ‘국보호칭이 아까울리 없다.

 

우리 회사가 제품을 국산화시키지 않았으면 일본은 지금도 30만 원에 팔아먹고 있을 겁니다. 우리 회사도 정부로부터 자금 지원도 많이 받고 했습니다만 그것 이상으로 충분히 역할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연구개발 특성상 목표의 80% 수준에 도달해 20%가 안 됐다고 하더라도 방점은 80% 성공에 찍혀야 합니다. 우리 직원들에게 완성품이 안 나와도 몇 % 성공했냐고 물어봅니다. 실패했다고 따지지 않습니다. 연구하거나 개발하는 사람들은 반드시 그렇게 가야합니다. 성공한 80을 토대로 누군가 또 20을 하면 되거든요.”

 

이 대표는 세상은 관계라며 시간의 크기를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시간의 흐름 속에 관계가 있다는 의미였다. 이 대표는 관계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이렇게 피력했다.

 

갑과 을의 관계, 공급하는 자와 공급받는 자의 관계가 있습니다. 지금 인터뷰하는 것도 관계죠. 부부관계, 고부관계, 사장과 직원과의 관계, 제품과 나와의 관계도 있습니다. 좋다 나쁘다는 사람들이 만들어놓은 가치관에 지나지 않아요. 다 진짜 값이라고, 참이라고 볼 수는 없잖아요. 나하고 다르구나 하고 생각하면 되지요. 그런 사람에게도 장점이 있어요. 그런 사람과도 f(x)라는 함수를 잘 만들어가야 합니다. 그래서 가능하면 좋은 결과가 나오도록 긍정적으로 좋은 말 해주면 됩니다. 그게 좋은 관계를 맺는 비결입니다.”

 

이 대표는 작고 소박한 꿈을 충실하게 실행하고 있다고 했다. 그 실행의 결과들이 30년간 연결된 것이 현재의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8000평 규모의 부지에 생산라인이 빼곡하게 들어서 있고, 250명이 근무하고 있다. 중국 공장에서는 일부 제품이 생산되고 있으며, 베트남에도 공장 설립이 진행되고 있다.

 

인생의 긴 여정 속에서 하나하나의 과정을 충실하게 살아왔어요. 그때그때 작은 행복들을 느끼면서 행복하게 살고 있어요. 지금까지 사업하면서 우여곡절이 없었습니다. 그냥 생활하듯이 살아왔어요. 30년의 세월이 흐르니 지금 같은 견고한 회사가 되어 있네요. 하하.”

 

▲ 원에스티 회사 전경.     © 화성신문

 

 

최고 덕목은 정직’, “이미 기록돼 있는 길 걷는 느낌

 

원에스티는 제품도 생산하고 있지만, 제품을 생산해내는 기계 자체를 만든다. 기계를 만드는 기술, 기계기술이 원에스티의 강점이다. 제품의 정밀함도 그 기계기술에서 나온다. 원에스티가 경쟁력이 있는 근본적인 이유다.

 

컵을 만들 때, 컵을 구성하는 재질도 좋아야 하지만 이걸 붙여주고 용접해주고 말아주는 기계가 좋아야 합니다. 그래야 생산성이 좋아집니다. 생산성이 좋아야 가격도 싸질 수 있습니다. 주변 상황이 아무리 어려워도 매출이 늘어나는 건 그런 기초가 단단하게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걸 기초로 우리가 세계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것이고요.”

 

이 대표는 끊임없이 창조적인 아이템을 생산해내며 새로운 블루오션을 만들어 내고 있다. 실내 골프장에서 공을 오르락내리락 하게 만드는 기계에도, 도장 파는 기계에도 원에스티 베어링 기술이 들어간다. 서울 목동 KT데이타센터 건물 지하에도 지진에 대비한 원에스티 베어링이 깔려 있다. 수요처가 무궁무진하다. 1년에 한 번씩이라도 원에스티 제품을 쓰는 거래선이 세계적으로 50개 국에 1만 곳이 넘는다. 유통망도 거미줄처럼 깔려 있다.

 

1957년생인 이 대표는 지난 30년 동안 자신을 이끌어온 힘의 근원을 호기심이라고 했다. 그는 리더십을 미래 예측 능력과 실행력이라고 정의한다. “남들은 어둠이라고 해도 나는 빛이라고 확신하면서 사람들을 이끌고 갈 수 있어야 합니다.” 이 대표는 우리나라에 위기가 올 것이라는 걸 감지하고 2년 전부터 준비해왔다고 한다.

 

행복은 홀로 존재하지 않습니다. 불행과 행복, 슬픔과 기쁨은 늘 같이 존재합니다. 물 한 모금이 맛있으려면 갈증이 나야 해요. 불행한 사람은 행복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춘 사람입니다. 행복은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는 상태지요. 중요한 건 그 상태를 어떻게 만들었는가 하는 겁니다.”

 

정직을 최고의 덕목으로 삼고 있는 이 대표는 크리스천이다. 회사가 지나온 과정을 보면 아랍어 마크툽용어처럼 이미 기록돼 있는 길을 가고 있다는 느낌을 크게 받는다고 한다. “나 스스로 한 게 별로 없어요. 여기까지 온 게 신기할 따름입니다. 누군가가 나를 몰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동안 정말 기적 같은 선택이 많았어요.”

 

이 대표는 노블리스 오블리제(가진 자의 도덕적 의무)사업을 잘 하는 것이라고 했다. 일자리를 만들고, 연구개발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직원들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보다 더 중요한 노블리스 오블리제는 없다는 것이 그의 신념이었다.

 

성공은 결과물이 아니고 과정입니다. 종착점을 향한 삶의 여정에서 작은 성공을 통해 나는 매일매일 성장하고 있어요. 작은 성공을 통해 큰 성공을 만들어갑니다. 지금도 영어공부 매일 하고 있어요. 나는 매일매일 성공하는 사람, 그래서 매일매일 행복한 사람입니다.”

 

이 대표는 상대방을 이롭게 하는 피리(彼利) 정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지금 평범한 게임이 아니라 큰 게임을 하고 있다고 했다. “대기업체에 예속되지 않고 과학과 기술을 접목시켜서 이렇게 해도 성공할 수 있구나 하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요.”

 

김중근 기자 news@ih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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