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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초대석] 유기덕 덕일산업㈜·오레스트㈜ 회장, ‘완벽에의 충동’ 느끼는 신념가, “하면 됩니다”
전세자금 2000만 원으로 사업 시작, 26년 후 매출 1500억 달성
2017년 독립한 오레스트㈜, “안마의자로 2023년 1500억 자신”
비싼 일본제·값 싸지만 품질 나쁜 중국제, ‘틈새 공략’ 전략
“남 좇아가면 안 돼, 늘 새로운 뭔가 창조해야… 포기하면 끝”
 
김중근 기자 기사입력 :  2019/08/12 [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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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마의자를 배경으로 포즈를 잡고 있는 유기덕 회장.     © 화성신문

 

    

화성시 경로당에 가면 예전에 못 보던 물건이 하나 있다. 안마의자다. 노인들이 순번을 정해 차례를 기다릴 정도로 인기가 좋다. 화성시가 노인 복지정책의 일환으로 경로당에 안마의자 하나씩을 들여놓은 것이다.

 

이 안마의자를 제작한 회사가 오레스트㈜다. 안마의자를 국내 최초로 생산하고 있는 이 회사는 지난 7월 화성시 입찰에서 일본산과 중국산 제품들과 경쟁해 당당히 낙찰 받았다. 국내에서 직접 제조하는데다 신속하고 원활한 애프터서비스 가능성 측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초도물량은 200대. 수입 제품이라면 납품에 몇 달 걸릴 일이지만 오레스트는 불과 20일 만에 납품을 완료했다.

 

오레스트는 자동차부품을 생산하는 덕일산업㈜의 자회사다. 덕일산업 생활과학사업부에서 2014년부터 안마의자 개발을 추진하다 제품 생산이 가능해지자 2017년 오레스트라는 자회사로 독립됐다.

 

오레스트, 안마의자 국내 첫 제조기업

 

덕일산업 유기덕 회장은 덕일산업과 오레스트를 비롯 DI오토모티브, 필리핀 세부 법인 등 4개 회사를 경영하고 있다. 유 회장은 김영삼 정부가 들어서고 금융실명제가 실시되던 해인 1993년도에 덕일산업을 설립했다. 당시 33세. 8년간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전세자금 2000만 원을 빼서 사글세로 가면서 사업을 시작했다. 전세자금 2000만 원이 설립 자본금이었다. 26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 덕일산업 매출액은 1500억 원이다.

 

당연히 우여곡절도 있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요청할 당시에는 오히려 잘 나갔다. 의존도가 90% 수준이었을 정도로 주거래처였던 대우자동차가 호황을 누렸기 때문이다. 남들은 어려워서 문 닫고 인원 줄일 때 덕일산업은 인원을 충원하고 공장을 증설했다.

 

그러다 대우가 몰락하면서 같이 몰락하게 됐다. 연간 매출 50억 원 규모였는데 35억 원을 부도 맞았다. 회사가 거덜 났다. 은행에서는 어음 날짜 만기됐으니 갚으라고 1분에 한 번씩 전화를 걸어왔다. 유 회장은 성질이 나서 전화기를 다 깨버리기도 했다.

 

유 회장은 당시를 이렇게 기억했다.

 

“대우자동차가 망할 회사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우자동차 1차 밴드 찾아가서 설득했어요. 어음발행 날짜를 연장해 달라. 그래서 어음 재발행해서 교환했습니다. 그렇게 5개월 정도 흘러가니까 대우가 정상화됐습니다. 회생했어요. 그때 만약 포기했으면 다 날라 갔을 겁니다. 우리도 살고 협력업체도 다 살아났습니다.”

 

이후 승승장구 하면서 회사가 4개로 늘어났다. 유 회장은 자신의 좌우명인 ‘신덕일창조’를 구현해 내고 있다. 안마의자를 생산하는 오레스트를 뺀 나머지 세 회사는 모두 자동차 부품 생산기업들이다. 유 회장은 오레스트의 발전 가능성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오레스트는 안마의자 국내 첫 제조기업입니다. 품질이 좋은 일본 제품은 가격이 비싸고 값 싼 중국 제품은 품질이 엉망입니다. 일본 제품은 가격이 1000만 원이 넘는데 우리는 고급 모델이 630만 원, 저급 모델이 230만 원입니다. 품질이 떨어지는 중국 제품은 400~500만 원 수준입니다. 고품질에 착한 가격, 메이드 인 코리아, 신속한 서비스 등으로 시장을 공략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습니다.”

 

미국에 진출한지 1년밖에 되지 않았는데 조지아주, LA, 시카고, 테네시주 등 14개 지역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벨기에와 독일에도 진출했으며, 유럽의 다른 국가들에게도 진출 추진 중이다.

 

“유럽의 선진국들에 진출하려면 기술력이 더 뒷받침될 필요가 있습니다. 완벽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제가 품질 욕심이 많아요. 아직 개선할 부분이 많이 보이네요. 더 노력해야 합니다.”

 

▲ 오레스트 안마의자 생산 현장.     © 화성신문

 

 

“안마의자, 꽃처럼 다가온 운명”

 

회사명이자 제품명인 오레스트는 영어로 Orest다. O는 느낌(!), rest는 쉰다는 의미다. 외부 공모를 통해 제안 받은 300개 중에서 1등한 제목이다. 1등 제목을 제안한 사람은 500만 원을 받았다.

 

“실버산업은 앞으로 크게 성장할 분야입니다. 안마를 받고 싶지만 남에게 의존하는 것 자체를 싫어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그만큼 안마의자 가능성이 크다는 겁니다. 사람들은 편하고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제품에 열광합니다. 우리가 자부심을 갖는 건 국내에서 처음으로 만들었다는 사실입니다. 미국시장에서는 그동안 메이드 인 코리아 제품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일본 제품 중국 제품만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메이드 인 코리아 제품이 나오니 미국 사람들 호응이 참 좋습니다. “우와~ 한국에서도 이런 거 만들어?” 하는 거 있죠.”

 

오레스트의 2018년 매출액은 20억 수준. 올해는 50억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오레스트는 현재 다섯 가지 기종을 생산하고 있다. 올해 말까지 품질이 개선된 네 가지 아이템이 추가될 예정이다. 유 회장은 매출액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고 자신한다.

 

“현재 기술력에 만족하지 않습니다. 기술은 더 올리고 가격은 더 내릴 겁니다. 내년 2020년에는 150억, 후년 2021년에는 350억, 4년 뒤에는 1500억까지 갈 수 있다고 자신합니다. 지금 국내 안마의자 시장 규모는 7000억 정도로 추산합니다. 기술력으로 완벽해지고 품질이 좋아지고 착한 가격으로 승부하면 시장의 20~25%는 점령할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홍보 전략이 궁금했다.

 

“수입 제품 회사들은 과대 과장 광고를 합니다. B사는 1년에 광고비를 600억 700억 써가면서 광고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 비용이 다 소비자들 주머니에서 나가는 돈입니다. 자선사업 하는 게 아니니까요. 우리는 최소한의 광고비만 집행할 겁니다. 가장 확실한 입소문 전략을 활용해야죠. 고품질에 튼튼하고 착한 가격, ‘이 보다 더 좋을 수 없다’는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제품을 만들 겁니다.”

 

유 회장이 내건 캐치 프레이즈는 ‘인류를 편안하게, 세상을 행복하게’다. 스스로를 ‘노력형’이라고 부르는 유 회장은 “잠잘 때를 빼고는 늘 무엇인가를 생각한다”고 말했다.

 

“항상 생각을 합니다. 잠자리에 들 때도 내일 무엇을 할 것인가, 아침에 일어나면 오늘은 무엇을 하고 또 내일은 무엇을 할 것인가를 생각합니다. 골프 칠 때도 생각은 회사에 와 있어요. 골프는 샷 할 때만 집중하면 됩니다. 골프도 인생 공부를 할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매출액 1500억이라는 적지 않은 기업을 일군 경험을 가진 유 회장에게 안마의자는 어떤 의미로 다가설까.

 

“그동안은 부품만 만들었잖아요. 안마의자는 완제품입니다. 저에게 안마의자는 ‘꽃’입니다. 자부심이죠. 앞으로 안마의자 뿐만 아니라 생활을 편리하게 해줄 수 있는 다양한 제품을 더 만들어 나갈 계획입니다. 움직이지 못하는 사람이 앉아서 움직일 수 있는 이동수단 같은 거 말이죠. 정체돼 있으면 안 됩니다. 가만히 앉아서 남이 하는 거 좇아가면 안 됩니다. 뭔가 새로운 것을 항상 창조해 나가야지요. 그래야 개인도 발전하고 회사 발전도 됩니다.”

 

▲ 직원들이 안마의자 부품을 조립하고 있다.     © 화성신문

 

 

“사업도 인생도 골프도 다 똑같아, 과욕은 금물”

 

유 회장이 정한 경영목표 중에 ‘Leading expanding’과 ‘Cherry picking’이 있다. 유 회장은 리딩 익스펜딩은 “처음부터 끝까지 소비자를 배려한다”는 의미, 체리 피킹은 “내가 맛있어야 남들도 맛있게 먹을 수 있다. 내가 만족해야 다른 사람도 만족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5년 무상 애프터서비스 정책도 여기서 나왔다. 다른 업체들은 2~3년 보장이다.

 

우여곡절을 극복하고, 회사를 견고하게 성장시켜나가고 있는 근원적인 힘은 어디서 나오는지 궁금했다. 1960년생인 유 회장의 대답은 간결하면서도 힘이 있었다.

 

“아무리 어려운 상황에 처하고, 난관이 닥쳐온다고 하더라도 헤쳐 나갈 수 있다는 신념만 있으면 됩니다. 자포자기하면 죽었다 깨나도 안 됩니다. 포기하면 끝이니까요. 이건 안 돼, 도저히 할 수 없어, 이런 말을 하면 심적으로 벌써 진 겁니다. 그러다 자살도 하게 되는 거죠. 신념을 가지고 꿋꿋이 헤쳐 나가야 합니다. 우리에게는 내적인 힘이 있어 다 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안 된다는 생각은 한 번도 안 해 봤어요. 무조건 됩니다. 생각했으면 그냥 하는 겁니다.”

 

중앙연구소가 화성시 동탄에 있다. 덕일산업과 오레스트, 경주공장의 모든 연구소들이 조만간 화성에 집결하게 된다. 시너지 효과를 위해서다. ‘무결점 제품’과 ‘창조적 디자인’이 이루어지는 공간이다.

 

가톨릭 신자인 유 회장 집무실에는 성경 구절이 담긴 액자가 하나 걸려 있다. ‘네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네 나중은 심히 창대하리라(욥기 8장 7절)’라는 구절이다.

 

“2011년도에 지인이 써준 겁니다. 저 구절은 나의 인생입니다. 내 인생을 한 문장으로 압축한 겁니다. 구절을 볼 때마다 참으로 감사한 마음이 듭니다.”

 

진정성과 어울림, 정직, 노력, 긍정, 베풂, 솔선수범이라는 7개 단어를 좋아한다는 유 회장은 “머릿속으로 생각하던 것이 성공해서 구현됐을 때 행복을 느낀다”고 말했다. 유 회장은 지금도 현장에서 살다시피 한다. 사무실과 현장에 있는 시간 비율이 1:9일 정도다.

 

젊은이들에게 힘을 줄 수 있는 조언을 부탁했다.

 

“크게 되려면 작은 것 하나부터 잘해야 합니다. 천리 길도 한 걸음부터입니다. 하루아침에 크고 의미 있는 일이 이루어지는 일은 결코 없습니다. 사업도 골프도 인생도 다 똑같습니다. 과욕은 금물입니다.”

 

김중근 기자 news@ih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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