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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일자리 뺏는 보부INF 정말 나빠요!”
농업회사법인 맛정㈜, 일자리 잃을 위기 처한 장애인들의 절규
맛정이 개발한 ‘우리소떡’, 유통판매회사 보부아이앤에프 계열사가 디자인 특허 먼저 등록
오히려 맛정에 ‘경고장’ 보내와 판매 중지 상태, 자금난 시달리며 근근이 버텨
“우리 회사 제품 공급 받으면서 자기들도 똑같은 제품 생산하는 파렴치 행위”
 
김중근 기자 기사입력 :  2019/06/27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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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업회사법인 맛정에서 근무하는 장애인들이 주매출 품목인 ‘우리소떡’ 생산을 중단하게 만든 보부아이앤에프를 비난하는 글씨를 써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 화성신문

  

일거리가 부족하면~ 일자리가 없어져요. 그러면 나~ 살기 힘들어요. 나쁜 사람들. 일거리가 없어지지 않도록 나쁜 짓 그만해주세요.”

 

보부 회사 나빠요. 자꾸 이러면~ 우리 일거리가 없어져서 우리 일자리 잃어요. 일감이 없으면~ 너무 힘들어요. 이제 그만 좀 해주세요. 제발요.”

 

지적장애 3급인 김대철 씨(32)와 이영림 씨(23)의 말이다. 화성시 봉담읍에 위치한 농업회사법인 맛정에서 근무하는 김 씨와 이 씨의 표현은 겨우 알아들을 수 있었지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명확했다.

 

농업회사법인 맛정의 생산라인은 지금 멈춰있다 시피한 상황이다. 맛정의 제품을 유통판매하던 보부아이앤에프 계열사인 드림스컴트루가 특허청에 디자인특허를 먼저 등록한 후 오히려 맛정에 디자인 침해 경고장을 보내와 생산이 중단됐기 때문이다. 보부 측은 또 맛정의 계열사이자 맛정 제품 유통판매 회사인 우리F&F가 납품하던 거래처에도 경고장을 보내 판매를 중지시켰다. 맛정으로서는 마른하늘에 날벼락을 맞은 상황이다.

 

맛정의 박수길 회장은 떡에 구멍을 뚫어 그 속에 소시지를 넣는 제품인 우리소떡은 우리가 아이디어를 내고 자체적으로 개발한 제품인데 보부아이앤에프 측은 자기들이 우리에게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개발을 의뢰했다고 하면서 어림도 없는 억지 주장을 하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맛정 박 회장에 따르면, 처음에 보부아이앤에프에서는 맛정에 소시지와 떡을 나란히 배열하는 형태의 제품 공급을 의뢰해왔다. 그러나 맛정에서는 그런 제품으로는 시장에 나가서 차별화가 되지 않고 경쟁력도 없다며 더 고민해보겠다고 보부 측에 이야기 한 후 고민하기 시작했다.

 

떡박사라는 별명을 가진 맛정 박수길 회장은 고민 끝에 떡에 구멍을 뚫어 그 속에 소시지를 넣는 신개념 디자인 제품을 개발해서 제안했고, 보부아이앤에프에서는 너무 좋아하며 계열사인 드림스컴트루를 통해 맛정으로부터 제품을 공급받아 판매처에 제공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저는 남이 하는 것을 잘 안 하는 성향이 강해요. 독창적인 것을 좋아하지요. 지금 새롭게 구상해 놓은 제품이 열 가지는 됩니다. 보부아이앤에프 측이 우리소떡 제품을 납품받아서 유통시키다가 제품이 너무 잘 팔리니까 욕심이 난 것입니다. 지난해 인천의 한 회사도 보부 측에 당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 회사는 결국 문을 닫았더군요. 동아일보에 기사가 낫더라고요. 보부아이앤에프 측은 정말 도덕성을 상실한 기업사냥꾼 같은 파렴치한 회사입니다.”

 

박 회장은 이렇게 보부아이앤에프 측의 도덕성 상실을 비난한 후 보부 측이 먼저 아이디어를 제안했다는 것은 어림도 없는 이야기, 터무니없는 거짓말이라고 재차 목소리를 높였다.

 

박 회장의 보부아이앤에프 측에 대한 도덕성 상실 주장은 한 걸음 더 나아갔다. 제품을 납품받아 유통시키던 보부아이앤에프 측이 직접 제조설비를 갖추고 맛정의 제품 품목들을 하나씩 하나씩 직접 생산해서 편의점에 납품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 제품 중에 더 쫄깃한 햄치즈 스틱이라는 게 있어요. 그런데 우리에게 허락도 받지 않고 제품을 직접 생산해서 편의점에 납품하고 있어요. 우리 것도 납품받아 가면서 똑 같은 제품을 자기들도 생산한 겁니다. 얼마나 얍삽한 행위입니까. 우리소떡도 지금 자기들이 직접 생산하고 있어요. 기가 막힐 노릇입니다. 뻔히 눈 뜨고도 당하고 있네요.”

 

▲ 박수길 회장이 보부아이앤애프 계열사 드림스컴트루가 주문해놓고 찾아가지 않은 ‘우리소떡’이 가득한 컨테이너를 가리키며 보부아이앤에프 측의 도덕성 상실을 비난하고 있다.     © 화성신문

 

박 회장은 현재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다. “우리소떡 제품을 주문해 놓고 한 달이 넘도록 찾아가지 않은 것이 1000박스 정도 됩니다. 금액으로는 5000만 원 가까이 되고요. 이것 말고도 다른 제품 구입금액 13000만 원도 입금 날짜가 지났는데 입금시키지 않고 있네요. 지금 분위기로는 자금난을 겪게 해서 말려죽이겠다는 전략을 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런 상황인데도 보부 측 계열사인 드림스컴트루는 계약 해지 사유가 우리 쪽에 있다면서 5000만 원 피해보상을 청구하겠다고 합니다.”

 

장애인표준사업장인 맛정에는 총 28명의 인원이 근무하고 있다. 이중 장애인은 11. 김대철 씨와 이영림 씨 같은 지적장애인이 7, 지체장애 1, 자폐성장애 1, 언어장애 1, 청각장애 1명 등이다. 이들 장애인들은 현재 일거리가 있을 때만 출근하고 있다. 비장애인 17명 중 7명은 정상출근하고 있고, 10명은 무급 휴가 중이다.

 

박 회장은 맛정은 장애인표준사업장입니다. 장애인은 일반인들에 비해 생산성은 다소 떨어지지만 일자리 창출 차원에서 고용하고 있습니다라고 장애인을 돕는 회사임을 설명한 후 우리 회사 사례를 통해 정의가 살아 있는 세상, 사필귀정인 세상이 구현되는 모습을 꼭 보기를 원합니다라고 소망을 밝혔다.

 

625일 오후 3시경. 맛정 취재를 마치고 회사로 돌아오는 길에 일거리가 없어지면 우리 일자리 잃어요”, “일거리가 없어지면 우리 일자리 잃어요라고 반복적으로 말하는 김대철 씨의 불안해하는 얼굴 표정이 떠올라 가슴이 짠해졌다.

 

김중근 기자 news@ih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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