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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호교수의 Leadership Inside 49] 부하를 스승으로 삼아야 할 때
조영호 아주대 경영대학 교수
 
화성신문 기사입력 :  2019/01/07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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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영호 아주대 경영대학 교수     ©화성신문

새로 직장을 옮기면 여러가지로 낯설고, 다른 사람의 손길이 필요하다. 그럴 때 그 직장에서 경력이 많은 선배가 나타나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해주고 사사로운 도움을 준다면 너무나 좋을 것이다. 이런 선배를 멘토(Mentor)라 하고 그 선배의 도움을 받는 사람을 멘티(Mentee)라 한다. 이 두사람의 대화와 관계를 멘토링(Mentoring)이라고 한다. 멘토와 멘티는 누가 정해주지 않아도 저절로 자연스럽게 나타난다. 그게 공동체 문화인 것이다. 새로 들어온 후배가 쩔쩔매는 것을 보고, 선배도 자신의 그 시절을 생각하면서 은근히 멘토를 자청하고 나서게 마련이다.

 

그런데 이를 제도로 만들어서 운영할 수도 있다. 아주대학교에는 신임교수에 대한 멘토링 제도가 있다. 주로 교수법에 대한 멘토링을 하는데, 선배교수가 신임교수들의 강의법에 대해 이런 저런 조언을 준다. 보통은 강의를 촬영하여 그 강의 영상을 분석하고 같이 보면서 서로 이야기를 나눈다. 멘토링 제도를 운영하는 회사에서는 보통 멘토와 멘티 두 사람이 식사도하고 술 한잔 하라고 활동비도 주고 또 간단한 리포트를 쓰게 하기도 한다. 이럴 때 멘토는 바로 직속 라인에 있지 않은 사람이 좋다. 일하면서 생기는 일도 편하게 이야기 나눌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상사와의 불편한 관계에 대해서도 이야기하면서 상담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

 

역멘토링(Reverse Mentoring)이라고 들어 보았는가? 원래의 멘토링은 상급자나 선배가 후배를 돕는 행위인데 역멘토링은 그 반대가 되는 경우를 말한다. 부하나 후배가 상급자나 선배를 가르치거나 조언하 는 것이다. 

 

어느 회사의 최상무는 스마트폰 쓸 때나 엑셀파일 다룰 때 자꾸 질문거리가 생겼다. 그 때마다 ‘이거 아는 사람’ 하고 사무실에서 소리를 질렀다. 그러다보니 그 중에서도 최근에 들어온 임군이 제일 많이 아는 것처럼 느껴졌다. 임군을 자신의 멘토로 삼기로 했다. “이제부터 임군이 나의 멘토예요.” 최상무는 선언했다.

 

P&G 연구소에서도 이 역멘토링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연구소의 상위 관리자들이 실무연구원들로 부터 새로운 기술에 대해 1:1로 배우는 것이다. 그들은 이런 역멘토링을 Mentoring up이라 부른다. 상사의 전공분야가 아니어서 후배에게 배우는 것도 있지만, 요즘은 기술의 변화가 워낙 빠르다 보니 같은 전공이라 하더라도 선배가 후배에게 가르쳐 줄 것보다 후배가 선배에게 가르쳐 줄 것이 많아지고 있다. 

 

문부장은 백화점에서 일하는데 부하들이 대부분 여성들이다. 여성들의 섬세함을 고려하여 잘 리드해 가고 있지만 가끔은 여성들을 잘 이해하기 어렵고 또 뜻밖의 일이 일어난다. 그 때마다 그가 찾는 후배가 있다. 다른 파트에 근무하는 대학 후배 고과장이다.

 

“고과장, 우리 파트에 그 일 잘하는 이대리 있지. 내가 그렇게 칭찬도 해주고, 보너스도 최상급으로 받게 해주고 했는데 자꾸 힘들다 그러고, 인정해주지 않는다고 하는데 내가 이해할 수가 없네.”

 

“선배님이 어떻게 칭찬하는데요?”

 

“실적을 보면 알잖아. 내가 회의 때 한참 띄워 주지.”

 

“선배님, 그것도 좋지만, 선배님이 1:1로 좀 들어주세요. 실적만 보지 마시고 일하는 과정에서 어떤 일 이 있었는지 자초지종을 들어주세요. 이대리는 일하면서 느낀 심적인 이야기를 많이 하고 싶을지도 몰라요.”

“그래 봐야겠네.”

 

이런 식인 것이다.

 

기술적인 것이든 인간관계에 관한 것이든 리더도 부하나 후배들에게 물어보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말아야 하며, 그들을 기꺼이 스승으로 삼을 수 있어야 한다. 다만 그런 관계에서 상사의 멘터가 되는 부하가 편애를 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래서 직속 부하보다는 업무관계로 연결이 안되는 사람을 역멘토로 두는 것이 좋고, 주기적으로 바꾸는 것도 필요하다. 

 

아래 사람에게 배우는 역멘토링 시대가 되었다.

 

(choyho@ajo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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