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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호교수의 Leadership Inside 22] 리더들의 쇼비즈니스에서 정말 중요한 것은
조영호 아주대 경영대학원장
 
화성신문 기사입력 :  2018/06/15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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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영호 아주대 경영대학원장     ©화성신문

요즘 우리는 세계의 지도자들이 공연하는 쇼를 신나게 즐기고 있다. 지난 4월 27일 있었던 남북 판문점 정상회담과 6월 12일 있었던 미북 싱가포르 정상회담은 그중에서도 백미였다. 이 두 정상회담은 거의 모든 장면이 TV로 생중계되었기 때문에 문자 그대로 TV쇼를 한 것이며  준비하는 사람들이나 그 무대에서 행동하는 사람들이 국민들이 자신을 보고 있다는 것을 의식하고 행동 하나 하나를 연기했다고 할 수 있다. 

 

남북회담 때 김정은 위원장이 “나는 언제 북으로 갈 수 있겠는가?”하는 문재인 대통령의  이야기를 듣고 “그럼 지금 넘어가볼까요?” 하고 제안하고 두 사람이 잠시 군사분계선을 넘어 갔다 오는 장면은 남북통일을 염원하는 국민들의 가슴을 뜨겁게 하는 명장면 중 명장면이었다. 싱가포르에서 열린 미북 회담에서도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회담을 마치고 호텔 정원을 산책하면서 “모든 것이 기대 이상으로 잘 이루어졌다. 우리 지금 사인하러 간다”고 이야기하는 장면도 잊을 수 없는 장면이다. 

 

그럼 리더들은 왜 쇼를 하는가? 한마디로 자신의 리더십을 극적으로 강조하기 위해 하는 것이다. ‘나는 이렇게 훌륭한 사람’이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서 그리고 ‘우리는 이렇게 되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서 하는 것이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소중한 것, 우리가 추구하는 진정한 삶, 이런 것은 내면적이거나 무형적인 것이 대부분이다. 그것을 알려야 하고, 강조해야 하고, 공유해야 하고, 추구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보여주어야 하지 않겠는가. 그래서 특별한 장소와 시간을 마련해서 연출을 하는 것이다. 대통령만 그런 것이 아니라 기업인들도 그러고 팀장도 그런다.

 

진대제씨가 삼성전자 사장을 할 때 사원들 앞에서 연설할 기회가 있을 때면 카우보이모자를 썼다. 개척정신을 갖자는 것을 알리기 위해서였다. 일본 아파호텔의 모토야 사장은 매일 아침 호텔체인 중 하나를 들러 청소상태를 점검한다. 청결이 서비스의 기본임을 인식시키기 위해서다. 초대 인사혁신처장을 맡은 이근면 씨는 취임하자마자 사무실을 투명유리로 바꾸었다. 소통을 강조하기 위한 조치였다. 이번 선거 이전까지 화성시장을 맡았던 채인석 씨는 어떤 자리에든 청바지를 입고 등장하여 ‘청바지 시장’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청렴하고 바지런한 일꾼이 되기 위해 그는 청바지를 입는다고 했다. 어느 회사의 총무팀장은 회식이 있을 때면 ‘물레방아집’이라는 상호가 있는 고깃집으로 갔다. 물레방아처럼 정체되지 않고 움직여야 한다는 뜻에서였다. 

 

그래서 정치는 쇼비즈니스라 하고 리더십도 쇼비즈니스라 한다. 쇼비즈니스를 잘해야 추종자들을 감동시킬 수 있고 또 신뢰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모든 쇼비즈니스가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성공 확률보다는 오히려 실패확률이 높다. 쇼비즈니스에서 중요한 것은 ‘쇼’가 아니기 때문이다. 진정성...그것이 문제다. 진정성이 없는 쇼는 속임수가 되는 것이고, 진정성이 뒷받침될 때 비로소 쇼가 리더십의 일부가 되는 것이다.

그럼 진정성이란 무엇인가? 우리에게 좋은 이야기를 할 때 묻는 것이 진정성이다. 만나던 사람이 “사랑한다”고 하면 “진심인가? 진정인가?” 하고 묻고, 발모제 광고에서 대머리를 없애준다고 하면 “진짜인가?” 하고 묻는다. 리더십에서 진정성은 대부분 언행일치 여부를 말한다. “그분 말이 그분의 진심인가?” “그분이 말 대로 행동할 것인가?”를 묻는 것이다.

 

진정성은 두 가지 잣대로 판단된다. 하나는 과거 그 사람의 삶이 그래왔느냐 하는 것이고(시간적 일관성), 또 하나는 그 사람이 다른 생활 장면에서도 그렇게 살고 있느냐 하는 것(공간적 합치성)이다. 어느 리더가 인권을 존중한다고 하자. 그가 그렇게 살아왔는지를 보아야 하고 또 그가 직장에서, 사회에서, 가정에서 모두 그러한 지를 보아야 한다.

 

정상회담에서 보여준 것들, 정상들이 만나서 이야기한 것들이 단지 쇼에 그치지 않고 진정한 것이길 바란다. 이번에 지방선거를 통해 많은 리더들이 탄생되었다. 그들이 선거과정에서 연출한 쇼들이 진정성 있는 쇼가 되길 간절히 바란다. 헝거리의 거장 영화감독 벨라 타르(B?la Tarr)는 “진짜 삶이 들어있지 않은 영화는 영화가 아니다”고 이야기했다. 진짜 쇼비즈니스인 영화에서도 핵심은 진정성이다. 하물며 리더십에 있어서야. (choyho@ajo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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