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광고
광고
오피니언 > 칼럼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칼럼] 서민 위한다고 농민의 눈물 흘리게 해서야
 
박민서 기자 기사입력 :  2006/01/04 [00:00]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인구가 천 만명이 넘는 세계적 규모의 대도시 서울에서 처음부터 자기 집을 지고 출발하는 경우는 드물다. 새로이 가정을 이루는 서민 가구 대부분이 전세나 사글세로 시작하는 형편이고 보면, 집 없는 서러움은 서울 시민의 통과의례인지도 모른다. 특별한 혜택을 받지 않은 서민이라면 누구나 겪는 일인 것이다. 그러나 누구나 겪는다고 해서 고통이 적은 것은 아니다. 누구나 겪는 삶의 과정이 개인에게는 처음 겪는 절대적인 상황이고 유일한 삶의 기회일 때가 있다.”

이 이야기는 2004년 출간된 소설가 노순자의 ‘마음의 물결’이라는 제목의 소설에 등장하는 한 구절이다.

이는 내 집 마련에 대한 서민들의 꿈을 대신 표현하는 글일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전세나 사글세에서 벗어나 내 집을 가지고 집주인으로부터 언제 쫓겨날지 모르는 그런 고통에서 벗어나는 것이 어떻게 보면, 소시민들의 인생 목표일 수 있는 것이다.

그런 가운데 현 정부에서 서민들이 ‘집 없는 서러움’을 잊고 살 수 있도록, 적은 돈으로 내 집 마련을 위해 나선 것은 매우 바람직한 일이다.

서민들에게 내 집 마련은 안정된 삶의 보금자리를 확보한다는 점에서, 정부가 추진한 임대주택 정책은 서민들의 기대를 갖게 하기에 충분하다.

그런데 이런 좋은 취지의 훌륭한 정책이 다른 한편에서 또 다른 서민들의 눈에서 서러움의 눈물이 나게 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매송면 야목2리 주민들의 사연은 너무나 안타깝다. 30여년간 그린벨트라는 족쇄에 묶여 재산권 행사에도 제한을 받아온 것은 물론, 한 동네에 살던 이웃이 불편한 생활을 탓하며 떠나는 모습을 보고 눈물짓기를 여러 차례.

‘언젠가는 좋은 날이 오겠지’하고 생각하면서 기다리기를 30여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어찌 이런 날벼락이 따로 있겠는가. 주민들의 입장에서 보면 정말로 안타깝고 서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우리는 정부의 정책을 백번 이해하고 싶다.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을 위한 정부의 정책을. 하지만 지금까지 여러 가지 불편함을 이겨내며 고생해 온 주민들의 마음도 좀 헤아려 주었으면 한다. 화성시도 마찬가지다.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의 꿈도 실현시켜주고, 주민들이 요구하는 삶의 질 향상도 만족시켜 주려면 사실 답은 그리 어렵지 않다. 임대주택을 건설하되 세대 수는 좀 줄이더라도 평수를 좀 넓혀주고 인근에 사는 주민들과 함께 어울릴 수 있는 그런 멋진 계획을 만들어 내기를 기대한다.

여기에는 이런 명분도 가능하다. 꼭 서민이라고, 아니 임대주택이라고 해서 전용면적 10평대에 살아야만 하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그리고 임대주택이라 해서 어려운 사람만이 사는 곳이 아니라는 우리의 주택개념에 일대 전환을 가져 올 수 있는 그런 획기적인 대책을 수립해 주기를 기대해 본다.

중앙정부의 정책을 거스를 지방정부는 없다. 하지만 중앙정부라 해서 지방정부의 의견을 송두리째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을 화성시는 보여줄 것이라고 믿는다. 합리적인 대안은 대화를 통해 찾아지는 것이라고 본다.

야목2리 주민과 화성시, 대한주택공사, 건설교통부 등 이번 임대주택과 관련된 모든 당사자들의 허심탄회한 대화를 촉구한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화성신문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인기기사목록
광고
광고